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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SLR 맥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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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가 내놓은 차가 여기 소개하는 SLR맥라렌이라는 모델이다.
지난 5월 초 2005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을 보인 바 있는 SLR맥라렌은 2004년 여름 출시되었다. 물론 한국시장 시판 계획은 없다.

이 차의 미국시장 판매가는 45만 2,500달러. 그때까지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가 모델은 AMG라는 튜닝카회사가 S클래스를 베이스로 만든 S55AMG라는 수퍼스포츠 모델로 16만 9,000달러. 메르세데스는 최근 AMG 제 고성능 모델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 작년 미국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판매대수의 5% 가량인 11,000대가 AMG 모델이었다. SLR 맥라렌은 그 세 배에 달하는 가격표가 붙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 초 고가 모델은 출시와 동시에 2년치 주문이 끝난 것으로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그것도 200명에 가까운 구매자가 5만 달러의 예탁금을 주고 주문을 완료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앞으로 7년 동안 연간 500대씩, 그러니까 모두 3,500대의 SLR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중 미국시장에 배당된 대수는 연간 100대에서 120대 가량으로 최대의 소비처가 미국임을 알 수 있다. 이미 일부 차량은 실제 소비자의 손에 넘어갔으며 국내에도 중고차로 세 대 정도가 들어와 도로 위를 누비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감이 있지만 첫 번째 SLR은 2004년 1월 뉴욕에서 실시된 자선 경매에서 무려 210만 달러라는 거액에 판매됐다. 이 차를 구입한 사람은 뉴욕의 로슬린Roslyn에 있는 랠리모터스 사장 줄리아나 테리안. SLR맥라렌은 45만 2,500달러가 거액이라고 한 말이 무색할 정도인 신차 가격의 네 배 가량의 경매가, 정확히 말하면 중고차 가격으로 되팔린 것이다.
그렇다. SLR맥라렌은 부동산보다 더 한 가치를 가진 투자상품인 것이다. SLR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운전하기 위해 차를 산 것이 아니다. 수집용으로 구입해 수익을 남기고 되팔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니까 이 차가 길거리에서 운행되는 것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딜러들은 공급량보다 많은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고가차를 많이 판매하는 딜러도 올해 두 대, 내년에 세대, 2007년에 두 대 하는 식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SLR 맥라렌은 포뮬러 원 레이싱 파트너인 맥라렌과 공동으로 개발한 모델로 벤츠의 전속 튜닝 업체인 AMG에서 정교하게 튜닝 한 V8기통 5,500cc 626마력의 수퍼차저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334km까지 낼 수 있다. 0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3.8초.

카본파이버 충격흡수식 차체 구조를 갖춘 세계최초의 양산 차인 SLR 맥라렌은 승객의 안전을 위한 각종 첨단안전장치를 갖추었다.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비롯한 많은 레이싱 테크놀러지를 채용하고 있다. 이 모델은 맥라렌이 영국 워킹 공장에서 만든다.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은 포르쉐 까레라 GT나 엔초 페라리와 같은 종류의 새로운 형태의 수퍼카다. 메이커들이 이런 류의 차를 만드는 것은 그들이 기술적인 리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턱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모델의 컨셉을 1950년대의 모델에서 따왔다는 것이다. 1950년대 초 메르세데스 벤츠는 300SL이라는 걸 윙 도어 형태의 걸출한 모델을 만들어 시대를 풍미하고 있었고 그 위세를 바탕으로 레이싱카 300SLR을 개발했다. 당시 300SLR은 데뷔하자마자 레이싱 서키트를 휩쓸었고 누구도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괴력을 소유한 모델이었다.

그러나 세상일은 항상 행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300SLR은 저 유명한 프랑스의 르망 서키트에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고 만다. 레이싱 도중 관중석으로 차체가 날아 들어가 드라이버를 포함해 84명의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를 낸 것이다. 이 사건으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모터스포츠에서의 철수를 선언해 오랜 시간 레이싱 서키트에서 벤츠의 머신은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런데 21세기에 그 명성이 새로운 형태로 부활한 것이다. 양산차로서는 최초로 걸윙 도어를 달고 도로와 서킷에서 명성을 날렸던 50년대 벤츠의 명차 300SL의 혈통 속에 잠자고 있는 야성적인 스피드를 되살리기 위해 F1의 명장 맥라렌팀과 손잡고 만들어 낸 것이 바로 2003년에 등장한 21세기형 `벤츠 SLR 맥라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