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이라는 배우 이름 석 자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영화가 있는데, 이 작품이 딱 그래보여요.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소년들까지 정지영 감독님 필모를 보면 이번에도 쉽게 봐줄 영화가 아니라는 건 포스터 한 장만 봐도 느껴져요. 들판 한가운데서 두 팔 벌린 그 자세가 해방인지 절규인지 선뜻 읽히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마음을 잡아끕니다. <참 오래 걸렸수다, 이제사 나로 살아지쿠다>라는 문장이 자꾸 머릿속에 맴도는 건, 저 말이 단순한 카피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압축한 고백처럼 들리기 때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