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외모,행색으로 판단하면
안되는걸 알지만 어떨땐 직감적으로
느낌이"쌔"하고 안좋을때가 있습니다.
주간엔 다른일과 화성시 장애인 택시일을 하고
밤9시ㅡ새벽1시까지
일반 택시 일을 하는데
비오거나 눈올때는 한 두시간 더 하거든요.
이슬비가 오던 지난 토요일 밤 1시 20분쯤
병점역 택시승강장을 들어가는데
등산배낭에 등산스틱.검은봉다리를 들고
얼굴은 불그스레 한데 금방이라도
터질것같이 화난얼굴을 한 70대초반의
손님이 혼자 서 계시더군요.
나ㅡ안녕하세요!
손님ㅡ동탄9동 갑시다.
나 ㅡ동탄9동도 목동이랑 신동이 가는길이
다른데 어느쪽으로 모실까요?
손님 ㅡ 동탄9동 주민센터로 가면 거기서 다시 안내하리다.
근데 가자면 그냥 가지 말 드럽게 많네..
하여간 택시 개ㅈ같은 ㅅㄲ들은 처 맞아야한다니깐..
인간 쓰레기 같은○○○.
그러면서 입에담지 못할 욕을 해대는데
첨엔 참았지만 5분을 넘게 쏟아부으니
저도 인내심의 한계가 오더군요.
나 ㅡ어르신 제가 목적지 한번 더 물어본게
그렇게 욕 먹을 일인가요?
제가 뭘 그리 잘못했나요?
손님ㅡ 아니 기사양반보고 한건 아니고
다른 택시기사들이 하도 양아치 짓을 하고....
등산스틱 날라오는건 아니겠지?
더 소란피우면 파출소로 가야하나?
걱정과 고민을 하는데 다행히 화는 삭히는것
같고 잠잠하길래 화나고 욕한 이유를
물어봤더니
서울에서 2동탄으로 이사온지 6개월됐는데
이 놈의 동네 교통도 안좋고
병점역에서 30분넘게 기다렸는데
입구에서 다른 손님 태우고 가는택시(예약),
들어왔다가 그냥 돌려서 나가는 택시(수원.서울등 타시도 택시가
들어왔다가 쓱보고 나가는 경우)도 있고
화성차가 들어와서
A-57블럭 가자니깐 모른다고 그냥 나가서
자기가 술취했고 구석진 동네라 가기 싫어서
안간거라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다고 하더군요.
저야 A -57블럭이 2동탄 40단지 인걸 알지만
그쪽이 입주한지 1년남짓에 아직도 공사중인 곳이라
다른 택시들은
모를수도 있겠다싶어
네비를 확인해보니
카카오 네비는 평택 고덕만 나오고
티맵으로 검색해야 동탄이 나오고
40단지로 검색해도 광교40단지만 나오고
앞에 2동탄을 꼭 써 넣어야 검색이 되더군요.
암튼 네비에 안나오고 몰라도
손님한테 물어물어 찾아가야 하는데
가기 싫어서 안갔으니 그 택시가 무조건
잘못한거죠.
손님께 네비 보여주고 상황 설명하고
그 택시 잘못한거 욕하고
대신 사과드렸더니
그때부턴 얼굴색이 달라지더라구요.
저도 욱해서 큰소리 낸거
사과드렸더니
택시 싸잡아 욕하고 소란피운거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비 오고 눈오면 그렇지 않아도
야간에 부족한 택시들 더 안나오니깐
"나라도 열심히 하자!"란 마음으로
내 딴엔 더 열심히 했고
"집에 못가는줄 알았는데 기사님 덕분에
잘왔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피곤이 싹 가시고
보람을 느끼는데
어쩌다 저런 손님들 만나면 의욕상실에
회의감도 느낍니다.
그래도 좋으신 분들이 많기에
오늘도 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