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티잔스크의 일정이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났습니다.

비도 오락가락 하는 날씨속에
순간의 선택을 잘 해야하는 상황!

우리는 다시 나홋카에서 못 다한 올드 시내버스 
시승을 마저하기로 하였습니다.

터미널 맞은편에서 만난 쇠창틀 하이파워를 한대 잡아타서
기사님께 잘 말씀드려 한바퀴를 돌아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운임은 갈때 올때 두번 내서 왔습니다.)

승객석 시트중에 유달리 특이해보이는
저 자리는 차장 언니들의 전용좌석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동글 동글한 창틀 위에 에어컨 없는 밋밋한 천장!
우직하고 네모반듯한 90년대 쇠창틀 하이파워의 감성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특히나 오토매틱 사양으로
돼지 멱 따는 소릴 지르며 내달리던 이들이
그때는 정말 보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먼 곳까지 돌아서
영업용을 마주하고 앉아있네요
 
운전자 보호 격벽은 재량으로 만들어서
모양은 재각각입니다.

내려서 보니
2번이네요..호텔에서 두세 정거장 가서 종점인 익숙한 곳,
때 마침 그곳에 저희들을 내려주고는 자기 갈 길을 갑니다.

이 다음차는 무슨차가 올까 하고 기다려보니

부산 신한여객 출신의 96년식 540L이 등장했습니다.
좀 전에 파르티잔스크에서 봤던 동 년식 차는 애저녁에
폐차장에 갔지만 이 차는 아직까지 살아 남아있었습니다.
신한여객 출신이라는 확실한 증거...ㅎ

이어서 온 버스는 천안 중형버스 도색을 한

수출형 로얄시티입니다. 금일은 운행을 종료했다네요


원래는 사선까지 잘 그어져있었지만
제가 봤던게 4년전 모습이라...그 사이 좀 변해있었네요

대구광역시 입석 도색을 한 BS106입니다.
우리 덕후들은 흔히 '뉴 BS'라 말하지만
수출형은 NEW가 생략되어있습니다.

내일이면 정든 나홋카를 떠나 우수리스크로 돌아가야합니다.


보고싶은 차들은 어느 정도 보았으니

분량을 채워야겠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저와 종원군은 각자 2번 버스 노선의 끝과 끝에서

버스 사진을 담기로하였는데요,


종원군이 지역 풍경과 맞게 예술적인 사진을 담았다면

저는 무식하게 차만.....차만.....담았습니다 ^^



08월 25일 - 러시아 일정 3일차


연장자 우대 찬스(?!)로
제가 호텔에서 가까준 종점에서 촬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는 서로 휴대폰으로 교신하며,
그 방향으로 어떤 차가 지나갔다 정보 교류를 이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그 날,
2번 노선에 투입되는 시내버스들을 몽땅 잡았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 곳 종점은 기사님들이
주차 후 식사를 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바로 유턴 후 회차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첫번째로 만난 에어로 타운은 중고 출신 치고 비교적 신식에
가까운 차량이었습니다. 에어컨 표기 모양을 보니
경남권에서 운행하다 온 차량으로 짐작되네요

나홋카의 하이파워는 출신지를 떠나서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별할 만큼
개체수가 굉장히 많은 차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을 이기지 못해 대차되어 없어졌거나
다른 곳으로 팔려가는(응??) 등의 수순을 밟으면서
그 수도 현저히 줄어든 상태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에어로시티는 식당앞에서 
운행 할 기미 없이 대기중이더군요

덕분에 뒷 모습은 실~컷 잡았습니다만


에어로시티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이 차를 놓칠뻔했네요
 
개인적으로 잡고 싶었던 구도가 있었는데...
"괜찮아 금방 다시 올 것이여"
운행 나가는 카운티 옆에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려오는 풍채!

몬드리안 도색의 쇠창틀 하이파워입니다.
빨간줄을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고 싶네요

옛 서울 감성을 듬뿍 담았습니다.
뒤이어 오는 최신형 버스
세대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네요

뒤에서 빵! 하는 소리와 함께
차장 아주머니께서 손을 흔들어주셨습니다.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ㅜ

장기 휴식을 마친 에어로 시티도 일터로 합류합니다.

돈만 있으면 하나 사오고 싶은 마음이...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체감상 대충 느꼈지만 노선이 정말 짧은가 봅니다. 
몇 대 보냈는데 이렇게 금방 돌아와줬네요

이것이 제가 원했던 그런 구도...ㅎ

어제는 그렇게 지저분하더니
오늘은 광나게 닦여져있네요

저기 저 반대편에서도 운행을 시작한
차량이 있나봅니다. 카운티에 이어서
레스타도 등판!


전.후면을 신형으로 개조한 에어로시티입니다.
한국에서 수출 보내기 전에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런 시술을 잘 해왔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좋은데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을것 같네요

마지막 주자
몇 번 담기는 했습니다만

아까 신한차 처럼 그런 구도를 담고 싶어서 인내하며
기다려왔습니다.

결과는 실패...ㅋ
연식치고는 너무 잘 나가셔서 제가 따라잡지를 못했네요

뒷모습이라도 잘 건졌으면 다행일까요?

우리나라에도 운행은 할 수 없지만 
이런 차가 하나 있긴 합니다.
조만간 그 차를 다시 보러 가봐야겠네요


나홋카에서의 자유 촬영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이 곳에서는 이제
단 하나의 일정만이 남아있네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