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키노에서 에어로600을 뒤로하고 아쉽지만...
케리어를 빨리 호텔에 버리고 오고 싶은 마음에
여정을 계속했습니다.

나홋카까지 동행한 그랜버드인데
나름 신형축에 속했습니다.

원래 여행객의 케리어도 화물로 취급해
'화물 운송료'를 따로 받지만

이 기사님께서는 운송비용을
받지 않으셨습니다.(기사님, 발쑈이 스빠시바!!)
 
포키노에서 나홋카까지의 거리입니다.
실제 버스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거 같았습니다.
 
흐릿했던 날씨는 다시 맑아졌고
호텔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 이럴수가!
시승 계획에 잡혀있던 친구가 왔습니다.

심지어 호텔가는 길과 같은 방향입니다.
이게 웬 떡인가 싶어
망설임 없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20년 이상 훌쩍 지나버린 이 버스의 모습
낯이 익지 않으신지요?

우리는 중간에 내리지 말고 아예 이 버스 노선 끝까지
가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호텔에서 3정거장 더 가니 버스의 종점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현금을 지불하며 앞문으로 내릴때

우리도 27루블을 드리면서 사진촬영을
허락받기에 이릅니다.

기사님께서 동행자를 알아보신 덕분인지
촬영 허락은 흔쾌히 이뤄졌으며
저는 이 차의 실내부터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운행할것 같은 조짐이 보여서
재빠르게 케리어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건너편에서 이 차의 외부 모습을 담았습니다.

대략 93년식으로 추정되는 리어램프가 가로형태인
에어로 시티 540L이었습니다.

지금은 파란줄로 칠해져 충남 구도색이 아니었나 의심했지만
차체 상단에서 원색(녹색)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저희끼리 추측하기를 대구시내버스 출신이 아닌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중입니다.

 

리어램프 위에 번호 꽃이대가 설치되어 있었던 점
과거 대구직할시 도색이 초록색 줄로 되어있던 점 등이
저희가 그렇게 생각한 명분이었습니다.
진실은 이 차만이 알고 있겠지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에서였던 러시아에서였든지요.

차분하게 체크인해서 케리어를 두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서
품위있게(?!!) 만나는게 원래 계획이었는데

시작부터 이렇게 좋은 차가 마중을 나와주셔서
러시아 첫 일정이 아주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시작부터 어수선을 떨었지요 ^^)

가로램프 540을 보낸뒤
하이파워가 들어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늠름하기 그지없는 자동차를 만났습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카리스마는 여전했습니다.

일명 '갈창틀' 하이파워의 모습입니다.

나홋카의 시내버스는
두 분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님과
운행중에 운임을 받으시는 차장님 (대부분 아주머니입니다)

여기 삼대가 모두 모여있는데
한자리에 연출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1998년 디자인 - 2012년 디자인

이 뉴비는
휠이 튼튼해보여서 찍어보았습니다.

다시 나홋카 터미널로 돌아왔습니다.
퇴근시간대가 겹쳐서 그런지
차들이 꽉 막혀 있는 모습입니다.

이곳이 나홋카의 버스터미널입니다.
이곳을 경유하는 다양한 시내버스는 물론

블라디보스톡과 우수리스크 등
다양한 방면으로 운행하는 시외버스들도 많이 있습니다.

나홋카 (Нахо?дка) : 인구 15만명으로
블라디보스톡과 더불어 천혜의 항구도시, 부동항이다.
블라디보스톡의 규모가 커지고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하자
주 군사시설이 나홋카로 이동하였다고 한다.
 
4년 사이
터미널 맞은편 공터에는 건물이 새로 지어졌습니다.

쇼핑센터 및 KFC도 입점해있습니다.
KFC는 낮시간대에도 방문 고객이 많을 뿐더러
새벽 1시까지 영업하고 있으니
늦은밤에 삭막하기만한 터미널 주변이
조금이나마 활기가 생긴 셈입니다.

시내버스 정류장 옆에 붙어있는 매점은
오늘도 안녕하시네요

나홋카의 한국산 중고 시내버스들은
대부분 부산에서 운행하다온 차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간혹 서울에서 온 차들도 있긴하나
그 수는 확연한게 차이가 있습니다.

대우버스가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조차량을 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신형 BS106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공장에서도 제작된 차량을
반입했다는게 현지 현직분들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몬드리안 도색을 이렇게 다시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부산 좌석버스 도색의 540L이 등장했습니다.

도색 원형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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