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열린 대통령기 전국 궁도대회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특정 조직이 어디인지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를 가리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고용에 있어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힘은 같은 입장을 가진 다른 노동자들과의 연대에서 나온다. 노동 3권을 보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나만 살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겠다”며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다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용자 측을 향해서는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청와대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말을 아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노사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지켜본다는 기조였기 때문이다.

기류가 바뀐 배경에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발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이번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응답은 18.5%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 요구에 대한 국민 감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는 지난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6%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우려도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삼성전자의 하루 손실 추정액이 약 1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멈춘 반도체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하는 데만 2~3주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이 작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