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해협 케심섬 해안에 18일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이 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리알화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 미국 달러, 유로화 등 4개의 계좌를 개설했다고 이란 고위급 의원 알라에딘 보루제르디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체계적인 수입원으로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의회는 통행료 징수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호르무즈해협 보안 계획'이라는 이름의 법안이 의회 첫 회기에서 승인될 예정이라며 "이 법안이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전쟁과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이란에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활용해 통행료 결제를 리알화로 의무화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우리 통화의 위상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 4개 통화 계좌 개설은 이란 정부가 제도권 내에서 통행료를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통행료 액수는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약 29억5,000만 원) 또는 원유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했던 호르무즈해협의 물동량을 고려하면 이란은 통행료만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