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집안이었으면 9수까지도 가지 않았고

당구는 50도 치지 못했을거다.

그 10년간의 그의 나태와 즐김이 느껴진다.

1시간 공부하고 2시간 당구치고 

3시간 안주와 소주에 빠지며 그자의 개념으론 누구도 부럽지 않은 세월이다.

부동시에 군면제에 당구 500이라니 기적의 인간 승리이지 않나?


그런데 어쩌냐?

서당개 3년이라고 9수만에 떡하니 합격하고 안빈낙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

아비의 칭찬과 더이상 아비에게 고무호스로 맞지 않는건 좋았다.

9수든 매맞는거든 적응력은 자신이 있기에 하다 보니 적응이 된다.

동기들이 대다수가 나보다 5~7년 후배들이지만 술만 잘사주고

술과 당구로 어울려주면 저절로 큰형님이 되었다.


위기가 왔다.

술김에 꼬장부린게 높은 분들에게 찍히고 좌천되고

시골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어쩌면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고

특히 대구에서 근무할때는 천국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큰 변화와 전기가 왔다.

서울로 올라가고 업무상 한 여자를 만나고

탬버린 치며 날 위해 뭐든 해주는 이 여자라면 집에서

술마시고 놀면 되기에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허튼 짓 안하고 평판이 좋아지고

직위가 올라가고 큰일에 등용되고 여자가 하라는 대로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내가 뭔 잘못을 했냐?

뭘 어쩌라구?

개돼지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