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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모습. 사진 속 북한 군인들이 돼지로 보이는 가축을 임진강변에서 몰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군인들이 돼지로 보이는 가축을 임진강변에서 몰고 있다. 연합뉴스

 ‘지뢰밭’ 인근에서 목숨을 건 전력질주로 고라니를 잡아야 하는 북한군의 간절함


가장 큰 문제점은 단연 식량 부족과 질병 문제. 

정치지도원 ○○○에게는 “중대 내 환자, 발병자, 동상자, 허약자들이 없도록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지침을, 

또 다른 간부에겐 “중대 안 모든 군인들의 식량과 소금 문제, 허약자들에 대한 대책 문제를 완결하라”거나 

“중대식량 허실문제, 부족문제, 대책문제를 구체적으로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이 내려졌습니다.


염소 마리 수가 줄어드는 데 대한 보충 사업과 

‘돼지 기르기’ 비법 전수, 사료 부족문제 대책을 보고할 것”이라는 지침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람이 먹을 곡물 문제뿐 아니라, 식량으로 삼을 돼지 키울 사료까지 부족해지는 등 

가축 관리조차 어려운 실태라는 얘기입니다

우리 군부대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염소 개체 수 관리 △돼지 육성 노하우 전수 △사료 부족 문제 해결책을 

병사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매뉴얼이나 방법은 제시하지 않으니 

과업을 완수해야 할 병사들이 얼마나 난감해할지 짐작됩니다.


실제 군사분계선(MDL) 인근을 지키는 우리 최전방 부대에서도 

식량 부족 정황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국방부 기자단이 찾은 경기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 관계자는 

“얼마 전 북한군의 ‘고라니 사냥’이 목격됐다”고 했습니다. 

북한군들이 감시초소(GP) 인근에서 무리 지어 뛰어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긴박한 상황으로 보고 동태를 살폈더니, 

북한군들이 고라니 한 마리를 잡아 돌아갔다는 겁니다. 

먹고살기 위해 ‘지뢰밭’ 인근에서 목숨을 건 전력질주로 

고라니를 잡아야 하는 북한군의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북한이 어떤 망동을 벌일지 걱정이네요.

남북간 긴장완화가 이래서 필요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