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오빠가 사고를 당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태어나 지금껏 제일 힘들고 아픈 일주일이 지난 거 같습니다...



처음 글을 올리고 난 후 감사하게도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저와 부모님의 처절한 아픔과 고통을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에 저희 오빠 일이 조금이나마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 오빠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고 국토위..국토부나 코레일 측이나 서로 탓하기 바쁜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서로 탓하기 바쁜 이 사회가 정녕 대한민국이 맞는 것인가..?



오빠가 항상 얘기했어요. 오봉역은 매번 적자인 역이고 사실 없어져야 되는 역이라고..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항상 적자인 역을 왜 이렇게 놔두는지 모르겠다고..

운송을 하는 컨테이너들이나 시멘트는 기업들의 화물을 옮겨주는 것인데.. 왜 국가 공공운송기관이 막대한 적자를 떠안으면서도 굳이 그 위험하고 노후화된 오봉역을 껴안고 계속 직원들을 사지로 몰아간 것인지...


매번 인력 충원을 요청해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 거절당했고 인력 충원을 해준다 그래도 말 그대로 인력 충원만 해줬습니다.

금방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과한 신입사원들로.. 그것도 요청한 인력을 다 보내준 것도 아닌 인원들이..

그래서 매번 신입사원 채용 때마다 오빠가 힘들다고 했어요.. 숙련자는 나가고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니...

코레일 측은 숙련자와 신입의 비율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 결과 많은 신입사원들이 들어왔죠..



많은 분들이 사회생활을 해보셨겠지만 그 흔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도 경력자와 신입의 경우 일해내는 정도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아시잖아요 특히 현장직 같은 경우는 더욱더

그런데 그 위험한 현장에 신입사원들을 보내다뇨... 제대로 된 교육도 안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 많은 신입사원들이. 저희 오빠 역시도 현장에 바로 투입돼서 그 현장에서 배웠고요...

거기다 저희 오빠 입사한지 2년 정도 지나니 팀에서 완전 고참 이라고 했어요.. 말이 되나요? 그 많은 인원들 중에 들어간 지 2년 된 신입사원이 거의 고참 이라니...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정말 매일 전화했어요

발목이 삐었다.. 자갈이 튀어 다쳤다.. 염증이 생겨 병원 치료받는다.. 발톱이 빠졌다.. 너무 힘들고 적응이 안 된다..

사고당한 동기를 보고 나니 무섭다..



그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데.. 위험수당 3만 원 줍니다. 한 달에

정말 200도 안되는 월급 주면서 그 젊은 청춘들을 말도 안 되는 현장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오빠 월급도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4년 차인데 월급이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이더군요..

오빠가 부산 올 때마다 맛있는 거 사주면서 아들 능력자라 월급 많다고 걱정 말라고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코레일 측에서 인력 충원을 위해 예산 확보를 하려 해도 매번 예산을 거절한 기획재정부 그리고 예산 확보를 강력하게 주장 못해 직원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코레일.. 거기에 코레일 노조 탓하며 책임회피하기 바쁜 국토교통부까지..

다들 책임회피하기 바빠 저희 오빠의 죽음은 잊은지 오래입니다..

왜 아무도 억울한 죽음을 당한 저희 오빠에게는 열악한 현장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 거죠..?



열악하고 노후화된 누가 봐도 언제든지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오봉역 사고 현장을 보고도 관행적인 안전 무시 작업태도를 타파해야 한다는 말이나 하는 국토부차관.. 도대체 어떤 작업태도를 바꿔야 그 위험한 현장에서 사고가 안 일어날까요..? 거기다 이번 사건이 생각보다 커지는 거 같아 위에서 난리가 나니 뒤늦게 찾아오는 코레일 간부들..



오빠가 휴식시간에 편히 쉰다고 시설도 좋다고 걱정 말라던 그 휴게실은 노숙자 쉼터보다도 열악했고 안전로가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피할 수 있다는 그 안전로는 있지도 않았고 폐선로들이 나뒹굴고 있어 그 폐선로들을 피해 걸어 다니기도 힘든 작업 환경.. 자갈밭과 촘촘한 선로들로 인해 환한 조명이 있어도 걸어 다니기 힘든데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작은 불빛과 무전기 하나로 본인의 안전을 본인이 지켜야 했던 그 열악한 환경... 2인 1조라도 그 넓은 철도선로들 위에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로의 형체도 보이지 않는 작업환경 속에서 어찌 서로의 안전을 지키죠..? 자신의 안전조차 지키기 어려운 환경 속인대.. 어쩜 안전요원 조차도 한 명 없이 작업을 계속 해나갔던 건지...



전 정말 아무것도 상관없어요.

저희 오빠의 명예를 더럽힌다면 그게 누구든지 끝까지 쫓아가 정말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어요

우리 오빠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만 있다면 어떤 욕이든 어떤 말이든 어떤 모욕이든 다 참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실감이 나지 않고 언제든지 오빠한테 전화하면 장난스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내 전화를 받아줄 거 같은데... 부산 언제 오냐고 보고 싶다고 징징대면 곧 갈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던 오빠 목소리를 너무 듣고 싶지만 이젠 앨범 속 사진과 동영상에서만 볼 수 있다는 현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아요..


너무 억울해서.. 우리 오빠의 청춘이 너무 아깝고 억울해서.. 뭐가 그리 급해서..


일주일 사이에 낙엽들이 떨어지고 있어... 날씨도 점점 추워지네..? 우리오빠야 추위도 많이 타는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 추운 곳에 누워있어.. 


나 나중에 결혼하면 오빠야 노래 잘 부르니깐 오빠야가 축가 불러주기로 했잖아.. 엄마 아빠 생일날같이 깜짝파티하면서 우리 엄마 아빠 칠순 팔순까지 멋지게 챙겨주자고 그랬잖아.. 우리 가족여행도 많이 못 가서 내년 1월에 제주도 여행 가자고 열심히 돈 모으고 있으니 기대하라 그랬잖아..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우리 생각난다고 꼭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한 맛집 리스트도 아직 엄청 많은데...



아무리 내가 날고 긴다고 해도 저 높은 분들의 입에서 자신들의 과오로 인해 우리 오빠가 사고가 나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오빠... 오빠라면 어떡할 거야..?



젊은이들이 모두 피터지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들어오는 꿈의 공기업 코레일의 현실이 이렇다는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지금 코레일의 현실과 저희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알도록 제발 많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