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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천안함 함장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이 "사유를 따지지 않고 처벌하라거나 심지어 자결을 요구하는 것은 일제가 심어놓고 간 사무라이의 할복 정신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원일 전 함장은 3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미국·영국 등은 함대를 손실한 지휘관도 손실의 이유가 불가항력인 사유이며 침몰 후 훌륭히 사후 대처를 했다면 이후에도 군에서 훌륭한 장교로 중용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이순신 장군도 조산보 만호 시절, 수십 병력으로 1000명이 넘는 여진족의 기습을 당하여 11명이 전사하고 160여 명의 민간인과 16필의 말을 노획당했었다"면서 "조정 대간들은 이순신을 사형시키라고 간언하였으나, 불가항력인 일인 것을 인지하고 죽이지 않았다"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최 전 함장은 "단순히 적에게 기습을 당하여 큰 피해를 입었다고 처벌받으라거나 심지어 사형 내지 자결해야 한다는 것은 조선시대조차 없던 명백히 일제가 심어놓고 간 잔재"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전 함장은 지난 2010년 3월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피격된 천안함에서 생존한 장병 58명 중 1명이다.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해군 교육사령부 기준교리처장 등 비(非)전투 임무를 주로 맡아오다, 지난달 28일 대령으로 명예 진급해 전역했다.

특히 지난 2010년 7월 최 전 함장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근무 태만 등의 혐의로 입건돼 군검찰에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함께 입건된 김동식 전 해군 2함대 사령관, 박정화 전 해군작전사령관, 황중선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대상자 4명 모두 기소유예 혹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최 함장은 남은 군 생활 내내 천안함 '음모론'과 싸워야 했다.

최 전 함장은 지난 1일부로 민간인 신분이 된 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carrot@news1.kr

 

전사한 병사들에게 미안함도 없나 어떻게 이렇게 부끄러움도 없이 뻔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