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ㆍ우크라 소유 ‘안토노프 므리야’…117톤 발전기 싣고 호주 착륙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안토노프 An-225 므리야(Mriya)가 15일 호주 퍼스공항에 도착했다. ABC방송 등 호주 언론들은 이날 오전 11시50분(현지시간) ‘하늘의 제왕’인 이 비행기가 도착하는 것을 보기 위해 2만명의 인파가 공항 부근에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착륙 장면을 보기 위해 공항 주변에서 야영을 하기도 했다.

An-225는 체코 프라하에서 출발, 117t 무게의 발전기를 싣고 호주로 왔다. 화물기가 활주로에 들어서자 군중들은 “괴물 같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크라이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므리야’는 우크라이나어로 ‘꿈’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안토노프 An-225 므리야가 15일 호주 퍼스 공항에 착륙해 활주로를 주행하고 있다. 활주로 옆 터미널 앞에는 일반 화물기들이 서 있다. 7뉴스 캡처

An-225는 대형화물 전용 수송기로, 1988년 구소련 우주왕복선 ‘부란’을 옮기는 데에 처음 사용됐다. 민간 운항을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었다가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안토노프항공 소유가 됐으며, 이번 호주행 비행에서도 우크라이나인 파일럿들이 조종간을 잡았다.

최대 60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n-225는 상용 운항을 하고는 있으나 비행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2002년 오만이 이 비행기를 빌려 미군기지에 21만6000명분의 식사를 배달한 적이 있다. 2004년에는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이 항공기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연합군에 보급품을 공급했다. 2010년에는 중국에서 덴마크로 길이 42m짜리 풍력 터빈 2개를 실어날랐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