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미 대기업들은 항공사업의 성장가능성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진출해있었다. 항공기 운영노하우가 탄탄했던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을 비롯, 중후장대하게 사업을 펼치던 현대, 대우, 삼성 재벌도 앞다투어 항공기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정공(회장 정몽구)은 89년에 BK117이란 헬리콥터를 선보이고, 90년대에는 항공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현대우주항공주식회사라는 독자적인 법인을 구축한다. 90년대 후반에 이르러는 서산공장을 준공한다.

 

 

 대우(회장 김우중)의 경우는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통신위성기술의 고도화를 꾀하였고, 방위산업과 관련해서 전투기 개발에 적극 투자하였다.

 

 

 삼성(회장 이건희)의 항공사업을 전담하는 삼성항공산업주식회사는 항공보다 카메라로 당시에 더 잘 알려져 있었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로 전투기 개발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항공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에 비하면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사업이 아니며, 미래 수익창출원으로 뒤늦게 진출하였다는 점에서 선진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려웠고, 중복 투자의 비효율성까지 제기되면서 외환위기를 겪던 90년대 말 현대, 대우, 삼성의 3사 통합이 진행되었다. 이 때 출범한 회사가 지금의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이하 KAI)로 방산업과 민항기 부품제조에 주력하는 업체로 자리잡게 된다.

 

 주력사업부문이 없어진 현대우주항공의 경우 왕자의난을 겪으며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으로 완전히 분류된 직후 서서히 청산절차를 밟는다. 현대우주항공의 KAI 지분은 현대자동차가 이어받았다.

 

 대우는 99년 그룹 해체를 겪으며 대우중공업의 주력사업부문(대우종합기계)이 2000년대 중반 두산으로 넘어간다. 두산은 중공업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으며 KAI의 보유 지분을 정리하면서 5% 정도로 대폭 축소되었다.

 

 2010년대에는 삼성이 주력사업부문(전자, 금융 등)을 투자하기 위해 비주류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삼성테크윈을 한화에 넘긴다. 이로써 삼성이 보유하던 KAI의 지분은 한화가 소유하게 된다.

 

 

 현재 KAI는 부침을 2015년에는 실적 호조를 거두었다. 하지만 2016년 초에 되려 한화의 지분이 10퍼센트에서 6퍼센트로 축소되고, 업황 악화의 영향을 받던 두산은 KAI의 지분을 완전히 처분하였다. 

 

 한화와 두산이 지분을 정리한 이유로는 시세차익 실현을 통한 자금 확보의 목적과 정부에서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 경영개선을 위한 비금융 사업의 민영화를 주문한 것에 대한 영향이 큰듯 하다.

 

 KAI 민영화 과정에서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곳이 방위산업을 추진하던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두산 등이었으나 삼성은 비주류 사업을 정리하였고 한화, 두산은 되려 지분 매각을 통해 영향력을 줄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도 KAI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