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정하]

한나라당이 경선 뒤 실시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 지지율 1위 정당으로 나타나자 흥분하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23일 "한나라당에 대해 꽁꽁 얼어 있었던 호남인들의 마음이 녹았다.

동토에 꽃이 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자평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샘플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호남 1위의 근거로 들고 있는 21일 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R&R) 조사는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호남지역 샘플 수는 100명가량이다.

이럴 경우 호남만 놓고 보면 오차 범위는 무려 ±20%포인트나 된다.

 

해당 조사에서 한나라당 25.2%, 민주당 23.1%, 민주신당 16.1%의 순서였다지만 오차 범위를 생각하면 순위는 거의 아무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 24.6%, 민주신당 23.1%, 민주당 19.0%의 순서였던 코리아리서치 조사(20일)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이 1위가 아닌 조사들도 많다.

R&R의 배종찬 선임연구원도

24일 "한나라당이 경선이 끝난 뒤 호남에서 2~5%포인트 오른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인 경선효과일 수 있어 지역 1위로 보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호남지역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낮았다.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지역이 한나라당에 상당한 지지를 보내는 것 같지만

막상 대선에서 그만큼의 표로 연결될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