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는 세가지 종류의 싸움이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 정말 대의를 위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주권 침탈이나 지배 야욕을 막기 위한 싸움.

두번째. 기업이나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건설적인 발전과 경쟁을 위한 싸움.

그리고 세번째. 건설적이지도 않고, 오로지 정적을 없애고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소모적인 정쟁. 

 

 이 정권은, 자신들이 첫번째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반기를 드는 세력은, '적폐'라고 이름붙이고 악의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입장에서, 그런건 전혀 중요한게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건 민생이고 민생이 발전하려면 정치 세력들이 협력할 땐 협력하고, 때론 경쟁적으로 부딪히면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같이 상생해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일어난 숱한 '거룩한 전쟁들' 중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싸움이 뭐가 있었나요? 우리나라 정치판이 점점 더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정쟁의 수렁에 빠져있다는 생각 밖엔 안듭니다.  

 

 제일 큰 잘못은 국민에게 있지요. 

 

 이 정권이 사법부, 행정부 장악하고, 언론과 인터넷 마저 장악하고 여론을 이끌어가며 실정을 거듭하는데도, 생각없이 무력하게 이끌렸고 입법부 마저 정부에게 모두 줘버린 것은 결국 국민입니다.

 

  이제 권력에 칼을 겨눌 수 있는 검찰마저도 검찰 개혁이란 미명 하에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전부 갈아치워버렸습니다. 이제 정권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습니다.  

 

 그 결과가 현재의 의료파업이고 부동산 사태입니다. 이제 부당한 권력의 횡포에 항거하려면, 생업을 걸고 궐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부당한 일이 본인에게 직접 닥치고, 자신의 인생이 위협받는 상황이 와야만 그동안 연못이 끓고 있었음을 아는 법 입니다. 

 

난세에는 민심이 흉흉해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지 않은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해야 시국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