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기사 1분마다 돌며 "대통령님" 칭찬 댓글

 
 
 
기사입력2020.03.20. 오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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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이력 공개 첫날 보니…]
친문·반문 네티즌 행태 드러나
14년간 1만7000개 쓴 댓글러도
자기글 삭제, 평소보다 3%p 늘어


19일 오전 11시 5분, 네이버에서 '문재인 대통령 존경'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이 한 정치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님 존경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네티즌은 이때부터 1~3분 단위로 주요 기사마다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점심 시간쯤 25분간 중단하고, 다시 댓글을 달다가 12시 58분 멈췄다. 그가 단 댓글은 33개였다. 기사를 일일이 읽고 댓글을 쓰기엔 짧은 시간이다. 댓글은 예외 없이 '문대통령님 잘하고 계십니다' '이명박그네 때문이다'라는 식의 한 줄짜리다. 코스피 폭락 기사에는 '문대통령님이 주식하라고 했냐?'고 썼다.

◇14년간 댓글 1만7000여개 쓴 네티즌

19일 네이버가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단 작성자의 닉네임과 과거에 썼던 모든 댓글을 공개하자, 댓글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부 네티즌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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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네이버 인기 기사였던 '이란 교민 80명이 오후에 도착한다'는 기사에 닉네임 'MJS1224'는 '좀 막아라 죄인아'와 같이 정부 비방 댓글을 썼다. 이 네티즌은 '17세 사망자 음성 판정' 기사에는 '구라 정부'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에도 '동네 이장 수준을 대통령이라고 뽑아놨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댓글을 주로 썼다. 이 네티즌이 2007년부터 지금까지 쓴 댓글은 1만7972개다. 다른 사람의 댓글에 또 글을 쓰는 답글까지 합치면 2만2600여개다. 산술적으로 14년간 매일 4~5개씩 썼던 셈이다.

정치 기사인 '박근혜, 두번 칼질 당했다 말해' 기사에는 박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네티즌이 쓴 댓글이 순공감(본인 댓글에 다른 사람이 누른 '좋아요'에서 '싫어요'를 뺀 숫자) 1위에 올랐다. 이 이용자는 최근 5개월간 1120건의 댓글을 썼다. 하루 10건꼴이다. 순공감 2~5위인 네티즌도 누적 댓글 수가 2800~7600여 건이었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읽은 기사에는 어김없이 '헤비 댓글러'가 순공감 상위권에 올랐다. 보통 전체 댓글의 90%를 0.1%의 헤비 댓글러가 작성한다는 게 인터넷 업계의 추정이다. 인터넷 기업 출신의 5년 차 스타트업 대표는 "과거 댓글이 모두 공개되면서 댓글이 다양한 의견 교환이 아닌, 단순한 여론 대결의 장으로 변질된 현실을 전 국민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반문 커뮤니티, 서로 '조작 들통났다'며 비난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로 꼽히는 클리앙과 극우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는 이번 과거 댓글 이력 공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환영 이유도 같다.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 댓글 조작 다 걸렸음'(일베)이나 '알바충, 잠도 안 자고 앵무새처럼 우네요'(클리앙)와 같이 상대방의 조직적 여론 조작이 이번에 모두 드러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베에선 댓글 수, 공감 수가 많은 친문 네티즌의 과거 댓글 이력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동안 댓글 수가 21건인데 공감 수가 20만이 넘는 한 친문 네티즌도 공격받고 있다. 일베에선 "계산해보면 댓글 하나당 평균 공감 수가 3만개인데 상식적으론 불가능하다. 트위터로 양념질 돌리는 계정이다"라고 주장한다. 특정 네티즌이 댓글을 달면 지지자들이 몰려가 공감 수를 늘려주는 방식으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클리앙에서도 정부 비판 댓글은 모두 '돈을 받고 글 쓰는 알바'라는 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리리마(onlylima)'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주목받고 있다. 3년 6개월간 총 9484개의 댓글을 달았는데 공감 수가 680만개였기 때문이다. 일반 네티즌은 공감 수가 많아봐야 수천~수만개 정도다. 인터넷상에선 웬만한 정치인보다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특정 네티즌의 과거 댓글이 모두 공개되자 헤비 댓글러들이 과거에 썼던 비방성 댓글을 지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에선 평소 하루에 올라오는 전체 댓글의 11~12% 정도가 자진 삭제되는데, 이력 공개 전날인 18일에는 14.5%로 높아졌다. 18일 하루 전체 댓글(55만9570개) 가운데 8만1217개가 삭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