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라도 해남에 사는 농촌총각이다.(라고 상황설정 해보자) 그래서 서울의 강남이나 부산의 해운대나 대전, 충북에 땅값이 오르든 말든 상관없다. 그 쪽 동네일인데...내가 뭐 거기 이사갈 일도 없고, 땅값이 오르디 말디, 뭔 상관인가.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나는 이 게시판에서 늘 +, -, 0 의 철학을 은연중에 강조해 왔다. 누군가 많이 가지면 그 부분만큼 누군가 적게 가질 수 밖에 없다. 지구의 모든 재화, 용역은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 다만 서로 합(合)해 지거나 쪼개져서 그 효용가치가 증대(감소)될 뿐이다. 쇠가 땅속에 묻혀만 있으면 아무 이득이 없거니와 세상에 채굴되어 자동차가 되고, 숫가락이 되고...그러면 가치가 있다. 그러나 지구 전체로 봐서는 그 질량이 무변하여 땅 속의 것이 생활로 나온 것에 불과하다.

 

누군가 탈세를 하면 그 탈세부분을 메꾸기 위해 누군가 억울하게 더 많은 세금을 (불특정다수) 내야만 한다. 이 역시 전체로 봐서 +, -, 0이다. 삼성그룹이나 현대그룹이 그룹차원이거나 계열회사 차원에서 각종 탈세가 있다하면, 그것은 그들에게 이익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익은 국민대다수의 세금인상(공공요금등)으로 매꾸어지므로 불특정 다수에게 그 손해가 전가된다.

 

이와같이 정해진 어떤 틀에서 한 쪽의 이익이나 +는...다른 쪽의 손해나 -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의 거품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가령, 낙동강에 뚝섬이 하나 있다. 이건 별로 효용가치가 없어서 평소의 땅값이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 섬주인은 그냥저냥 팔리지도 않아서 거의 내버려두는 듯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곳에 작은 공장을 하려는 사람이 나타나 2배로 줄테니 팔아라고 했다. 그래서 서로 불만이 없이 팔고샀다. 대충 불만이 없다.

 


 

그런데 누군가 장차 개발될 거라는 정보를 알고 3배를 주고 먼저 구입을 했다. 따라서 공장을 하려는 사람은 비싸진 땅값에 포기를 해야 한다. 느닷없이 대규모 개발붐이 일어나 뚝섬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10배가 된 것이다. 이제는 정말 3배를 주고 구입한 외지인이 대박을 먹은 것이다. 그 섬에 뭐라도 할려면 땅값만 엄청줘야 할 지경이고...그 사업을 해서 땅값을 지불할려면 할 수 없이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익과 손해를 따져보자.

 

처음에 작은 공장을 하려던 사람은 아무래도 생산품(물건값)을 저렴하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10배나 뛴 가격이라면 입주업체가 더 많은 가격을 물건값에 포함시킬 것이다.


나는 해남에 살지만, 볼펜도 구입하고, 더러 컴도 사용하고, 마우스도 사용한다. 그 물건들이 단순한 게 아니라...여러 부품이 조합된 것들이다. 뚝섬에서 생산된 물건은 최종품으로 가격이 비싼 점도 있지만, 부품으로 비싸진 가격으로 여타 완성품조차 가격에 영향을 주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에 살건 부산에 살건...어떤 물건값은 특정지역의 땅값과 무관한 게 아니다.

 

특정지역의 땅값은 1. 그 자체로 주변 땅값을 올리는 도미노를 일으켜 전국적으로 작은 파동을 전달하며  2. 거기 세워질 공장이나 아파트나 공공건물의 가격을 높임으로써 그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며  3.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완성품이나 부품의 가격을 높힘으로써 전국의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몇몇 소수에게만 이익을 갖다 바치는 것에 불과한 터무니 없는 땅값상승...그리고 부동산 투기는 전국민에게 피해를 떠 넘기는 사회악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