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MBC 뉴스만 시청하던 내게, 중앙일보를 보유한 삼성이 JTBC를 출범했을 때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던 기억이 선하다. 그러던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고, 처음 보는 이가혁 앵커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내란 상황을 중계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밤을 함께 지나며 내게는 '8시에는 JTBC 뉴스룸을 보고, 9시에는 MBC 뉴스로 중심을 잡는' 확고한 뉴스 시청 루틴이 자리 잡았다.

마침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지만, 내란 세력과의 청산 작업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지방선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난파선의 등대처럼 믿어왔던 민주당은 사분오열 갈라졌고, 출범 1년 차인 이재명 정부와 뜻을 모으기는커녕 벌써부터 차기 대권 경쟁에만 함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조중동'이라 지탄받던 언론 권력이 손석희라는 인물의 신뢰도를 내세워 자리 잡았던 JTBC. 그리고 지난 계엄 정국의 엄혹한 밤을 함께 건넜던 JTBC가 다시금 몰락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다시 묻게 된다. "진짜 너는 누구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