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미국의 신화, 우리는 이런 ‘동맹’을 본 적이 없다


2026년, 이란발 전쟁의 파장은 미국이라는 신화의 붕괴다. 미국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분쟁을 평정하던 과거의 ‘경찰 국가’ 위상은 붕괴되었으며, 다시는 그 위상을 회복하지 못한다. 전쟁 중에 탄약 고갈, 현대전에 부적합한 구형 레거시 무기체계, 방산 기반의 제조업 궤멸이라는 밑천만 드러냈다. 이제는 동맹의 자산을 갈취하듯 차출하는 ‘허약한 거인’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런 미국이 나토를 두들겨 패다가, 홧김에 “독일 미군 5천 명 철수”라는 감정적 도발까지 하는 것을 보면, ‘정신 분열’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해도 될 것이다. 


‘미사일 수학’의 파산과 억지력의 붕괴

이번 전쟁에서 미군이 보여준 수행 방식은 전략적 관점에서 재앙에 가깝다. 수만 달러에 불과한 이란제 저가 드론과 미사일 떼를 막기 위해 발당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요격 미사일을 쏟아붓는 이른바 ‘미사일 수학(Missile Math)’의 역설은 미국의 방어 체계가 현대 비대칭전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증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 소모된 탄약의 출처다. 인도태평양의 평화를 담보해야 할 핵심 자산들이 중동의 화염 속으로 증발하고 있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상실한 채 중동이라는 늪에 다시 발을 담그며 서태평양의 안보 공백을 자초하는 미국, 도대체 우리는 일찍이 이런 ‘근시안적인 미국’을 본 적이 있나?


독일발 철수 신호, 다음은 한국인가

미국의 신뢰성은 이제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5,000명의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은 단순한 병력 재배치가 아니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안보의 공공재를 감당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보여주는 '파산 선고'에 가깝다. 독일 총리의 전쟁 비판에 대해, 유럽의 핵심축인 독일마저 토사구팽하는 마당에,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그들의 약속을 언제까지 믿어야 할까? 이토록 허약해진 거인이 그나마 한국에 남아있는 병력조차 언제, 어떤 구실로 빼내 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동맹의 가치를 오직 ‘달러’로만 환산하는 거래주의적 태도 앞에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언제든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약탈적 동맹관’과 아시아의 각성

미국은 이번 분쟁 과정에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 노골적인 군사적·재정적 기여를 강요했다. 자국의 전략적 실책으로 발생한 전력 과부하를 동맹의 희생으로 메우려 한 것이다. 필요할 때는 ‘혈맹’을 외치고, 위기 시에는 동맹의 방어 자산을 일방적으로 탈취해가는 ‘약탈적 동맹관’의 민낯이다. 이제 우리는 냉철해져야 한다. 미국의 군수 능력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더 이상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이 없음을 전 세계에 광고하고 있다. 미국의 방위산업은 자국의 수요조차 감당하지 못해 헐떡이고 있으며, 이는 곧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 북한의 기회주의적 도발을 억제할 ‘신뢰의 유효기간’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국가 전략의 대전환: 아시아 태평양 연대

이제 우리의 국가 전략은 ‘워싱턴의 입’만 바라보던 구태에서 벗어나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에 대한 일방적 의존은 이제 안보가 아니라 ‘리스크’ 그 자체다. 일본, 호주, 그리고 ASEAN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역내 평화를 스스로 관리하는 다자간 협력 구조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수평적 지역 안보 협력체의 구축, 이게 동맹보다 더 현실적이다.

 

      --김종대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