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R&D센터 워크숍…"포르쉐, 전기차 시대에도 고객 꿈 실현"

주행역학·안전·디자인 두루 고려…배터리 설계·검증에 적극 참여


포르쉐 전기차 파워트레인

[포르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자흐[독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배터리 용량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유일무이한 것은 아닙니다. 포르쉐는 스포츠카를 만들기 때문에 고객의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티아스 골드셰 포르쉐 배터리 컨셉 개발 담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자흐 포르쉐 R&D 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전기차 워크숍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프리미엄 스포츠카 제조사인 만큼 효율성뿐 아니라 차량의 전체적인 퍼포먼스와 안정성, 디자인 등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100년 가까이 구축해온 브랜드 헤리티지를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방향성도 엿보인다.


하이코 마이어 포르쉐 에너지시스템 사장은 포르쉐 전기차의 미래를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요청에 "앞으로도 고객의 꿈을 실현하는 차를 디자인적으로도, 주행 역학적으로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을 달리는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주행역학·안전 등 고려…주행거리 발전 포화 전망


포르쉐는 배터리 연구개발 과정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배터리 용량'의 적정값을 각각 650㎞(WLTP 기준), 100∼110kWh로 설정했다.


주행거리에만 '욕심'을 부리기보단 차량 전체적인 주행 역학과 성능, 배터리 수명과 안전, 디자인 등에 R&D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다.


포르쉐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주행거리가 길어지겠지만, 그 무게도 같이 늘어나 스포츠카의 민첩성을 저해한다"며 "차량이 무거워지면 충돌 시 안전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발전이 2030년쯤 한계에 도달해 약 800㎞(WLTP 기준)에서 정체할 것이라는 자체 분석도 근거가 됐다.


포르쉐가 지난해 출시한 신형 타이칸이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 타이칸은 배터리 용량을 최대 105kWh,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30㎞(터보S 기준)로 각각 늘리면서 동시에 가속력, 민첩성, 충전 속도 등을 함께 개선했다.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설계는 포르쉐에서"…자체 시뮬 인프라도 구축


배터리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포르쉐는 배터리를 단순히 외주하지 않고 그 설계와 성능·안전성 검증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르쉐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쓰고 있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마칸 일렉트릭엔 중국 CATL의 NCM 배터리를 넣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르쉐만의 특별한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까지 개입하고 있다"면서 "배터리 제조사와 함께 생산하고 있지만 디자인 자체는 포르쉐에서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된 배터리는 포르쉐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 시험장치'에서 까다로운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포르쉐는 R&D센터 실내 공간에 배터리, 모터 등을 비롯한 전기차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성능과 안전성, 충전 역량 등을 다각도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데다 영하 3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이르는 극한의 환경을 설정할 수 있고 피드백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마르쿠스 유니게 포르쉐 전기차 시스템 엔지니어링 담당은 "타이칸의 경우 2천번 정도의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그 테스트를 총 6번 정도 돌려 퍼포먼스, 효율성, 수명을 다 개선했다"면서 "파트너사들은 포르쉐가 이러한 테스트 세트(HVV)를 구매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포르쉐 R&D센터에 있는 고전압 시스템 테스트 벤치

[포르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ingo@yna.co.kr

출처-연합뉴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