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산길 거침없이…50㎝ 물·25도 언덕 오프로드도 척척
기존 픽업 대비 일반도로 승차감·2열 거주성 인상적
박달고치에 오른 타스만
[촬영 홍규빈]
(인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기아의 첫 정통 픽업 '더 기아 타스만'은 시장에 나오기까지 4년여간 1천777종 1만8천회의 혹독한 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험로 주행 능력, 내구성, 적재 용량 등 픽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일상에서 '패밀리카'로 쓰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했다는 설명이다.
이토록 기아가 공들인 타스만을 지난달 31일 강원도 인제 소양호 인근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만났다.
타스만의 온·오프로드 성능을 모두 느낄 수 있도록 시승 일정은 비포장 산길, 오프로드 지형, 포장도로 등 세 가지 코스로 짜였다.
산길과 오프로드에서는 험로에 특화된 X-프로 모델에 탑승했고 일반도로에서는 익스트림 트림 운전대를 잡았다.
산길을 오르는 타스만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길은 해발 740m의 박달고치 전망대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였다. 겨우내 쌓인 눈이 이제 막 녹기 시작하면서 길은 온통 진흙 범벅이었다.
승용차나 일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주행했다면 바퀴가 헛돌면서 아찔한 사고가 날법한 환경이었다.
먼저 사륜 저단 기어로 체결하는 '4L' 모드를 설정한 뒤 스티어링 휠에서 '머드' 모드를 활성화했다.
그러자 가속 페달 감각이 이전보다 둔감해졌고 차량은 과도한 미끄러짐 없이 적정한 속도로 진흙 길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길이 좁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차량 전방과 하부를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요긴했다.
수로를 건너는 타스만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달고치에서 내려온 뒤 타스만의 험로 주행 능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오프로드 코스로 향했다.
깊이 50㎝의 물을 향해 거침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뒷번호판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올랐고 물결이 차체를 찰팍찰팍하고 때렸다.
물살을 가로지르다 보니 최근 대도시에서도 빈번해진 폭우나 홍수 상황에서도 타스만은 침수될 걱정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타스만은 흡기구를 측면 펜더 내부 상단에 적용하는 등 구조 설계로 최대 80㎝ 수심에서도 시속 7㎞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옆으로 30도 기울어진 사이드 힐을 돌파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사이드 힐을 지날 때 계기판으로 차량의 롤(좌우로 기울어진 정도)을 확인할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급격한 경사에 놀라 그럴 겨를이 없었다.
허둥지둥하며 차가 옆으로 넘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잠시, 타스만은 안정적으로 사이드 힐을 통과해냈다.
언덕을 넘는 타스만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높이 8m, 경사 25도의 인공 언덕을 넘을 땐 'X-트렉' 모드를 이용했다.
X-트렉 모드는 엔진 토크와 브레이크 유압을 제어해 험로에서 시속 10㎞ 이하 속도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오프로드의 크루즈 컨트롤이라고 보면 된다.
X-트렉 모드 2단계를 설정해 시속 3∼4㎞로 주행했다. 경사가 가팔라지는 지점에서 다다르자 타스만이 멈칫하더니 가속 페달을 대신 밟아주는 느낌이었다.
장애물 주행에서 양발이 자유로워지자 운전대 조작에만 집중할 수 있어 편했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를 함께 활용하니 전방 시야 확보도 수월했다.
포장도로를 달리는 타스만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반 도로 주행은 소양호 인근에서 설악로를 통해 만해마을을 왕복하는 70㎞짜리 코스였다.
국도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속력을 높이지 못했지만, 'SUV와 픽업의 중간에 있다'는 타스만의 주행 성능에 대체로 공감할 수 있었다.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를 낸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8.6㎞다.
픽업이 원래 오프로드에 방점이 찍힌 차종인 점을 고려하면 타스만의 승차감과 NVH(소음·진동·불편감)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전륜에는 방청 성능을 강화한 하이마운트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후륜에는 하중을 잘 버티는 리지드 액슬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뒷좌석에 직접 앉아보니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도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일반 도로를 달리면서 웬만한 SUV와 소형트럭보다 큰 차체도 체감되기도 했다.
타스만은 전장 5천410㎜, 전폭 1천930㎜, 축거 3천270㎜다. 전고는 일반 모델은 1천870㎜, X-프로 모델은 1천920㎜다.
타스만 뒷좌석
[촬영 홍규빈]
bing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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