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울산 車수출, 대미 비중 55%…25% 관세시 지역경제 버팀목 타격

현대차 생산기지·전후방 연관산업 '먹구름'…시, 취약 중기 지원 등 대책 부심


야적장 가득 채운 완성차

지난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로 관세 부과 품목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산업도시 울산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는 울산의 주력 수출 품목인 데다가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품목이어서, 자동차 생산은 물론이고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울산 수출액은 88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자동차가 274억달러로 31%를 차지했다.


이는 석유제품(27.5%), 석유화학제품(12%), 선박류(8%) 등 다른 울산 주요 품목의 수출액 비중과 비교해도 단연 높다.


그런데 자동차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울산의 자동차 전체 수출 실적의 55%(150억달러)를 미국에서 올렸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울산 전체 수출액의 17%에 이르며, 대미 수출액(234억달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달할 정도로 크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 현지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을 지니기 때문에 가능한 실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면 안 그래도 성장세가 약해진 울산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이 급감하면 전국 최대 자동차 생산공장을 둔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전후방 기업들이 모두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한 자동차 업계 종사자는 "모두 근심에 빠져 '트럼프의 입'만 예의주시하는 실정"이라면서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해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미국 자동차시장 수입 국가 비중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NBC방송이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한 미국 자동차시장 수입 국가 비중을 보면 멕시코가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일본·캐나다 등의 순이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는 울산 수출이 연초부터 불안하게 출발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울산 수출은 64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6%나 감소했는데, 그중에서도 자동차는 승용차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26.9%나 급감한 19억달러에 그쳤다.


최진혁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현재 국내 산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방미해 있는데, 협상력을 발휘해 성과가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가령 미국에 투자 중인 업체는 관세를 면제하는 예외 조항을 적용받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통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그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위기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 개발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 주력산업 중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수주 확대, 동맹국 활용 군함 건조 정책 등이 모두 울산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군함 건조에 참여할 동맹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가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건조 능력이나 시설 규모 등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우세하다.



hkm@yna.co.kr

출처-연합뉴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