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럭 시장은② 디젤의 ‘대체 연료’
바이오디젤 연료에서 재생디젤까지 확장
차세대 디젤엔진 개발로 재생디젤 주입
일부 글로벌 디젤트럭, 바이오연료로 인정
재생디젤, 대체에너지로 탄소배출 90%↓
한국 ‘생산성’·일본 ‘활용성’에 시장 집중
원유에서 증류해 얻어지는 경유(Diesel)는 디젤엔진의 연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경유에 함유된 유황분이 공기 중으로 황산화물질인 질소, 이산화 황 등을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에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디젤엔진을 주로 장착하고 있는 글로벌 트럭브랜드들은 전동화와 수소 등 친환경 트럭엔진으로 선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디젤엔진에 대한 애정(愛情)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대형 트럭의 특징은 장거리 주행과 고출력이 요구되기에 전기트럭(EV)보다는 수소연료전지(FCEV)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할 수 있다면 디젤엔진을 고도화해 출력은 유지하되 탄소 저감이 가능한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고민의 해결책으로 디젤엔진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무배출 또는 탄소 저감연료를 활용하는 방안들이 개발·제시되고 있다. 리뉴어블 디젤(Renewable Diesel, RD. 재생디젤) 연료와 차세대 디젤엔진의 만남은 글로벌 트럭브랜드들의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해 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커민스, 차세대 X15 디젤엔진 공개…볼보·스카니아, HVO에도 주력
100년 이상 엔진 개발에 집중해 온 커민스가 최근 2024 X15 디젤엔진보다 4% 이상 연비차이를 보이는 차세대 2027 X15 대형 디젤엔진을 공개했다.
X15 디젤엔진은 1998년에 처음으로 개발·출시된 이후 8세대에 접어들었다. 차세대 2027 X15는 커민스 엔진 중 가장 효율적인 엔진으로 이튼 커민스 자동변속기 기술과 커민스 메리터를 특징으로 하는 통합 파워트레인을 위해 설계됐다.
최대 605마력/2,050ft-lb 토크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엔진보다 높은 효율, 더 낮은 배기가스 배출이 특징이지만, 무엇보다 재생디젤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X15 아키텍처(architecture)는 더 엄격해지는 배출 표준에 최적화된 벨트 구동식 고출력 48V 교류 발전기 및 후처리 히터 솔루션을 사용한다. 차세대 X15는 최대 20%의 바이오디젤 혼합물과 최대 100%의 재생 가능한 디젤 혼합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볼보트럭은 B100 인증을 받은 5, 8, 13, 17리터 디젤엔진의 특정 변형 모델이 장착된 볼보 FL, FE, FM, FMX, FH 및 FH16 모델에 대해 HVO100 연료 사용이 가능하도록 인증했다.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는 수소처리 식물성오일이다.
스카니아는 Euro5, Euro6 디젤엔진에 모두 HVO 연료 사용이 가능하고, 이러한 노력은 25년 이상 주요 포트폴리오로 개발해 왔다. 현재는 HVO 연료와 전기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트럭도 현장에서 운행하고 있다.
차세대 대체 연료 재생디젤, 수소화로 디젤보다 탄소 90% 배출저감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디젤(Green Diesel)로 불리고 있는 재생디젤은 대두유나 팜유, 카놀라유, 폐식용유 등을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바이오디젤과 비슷하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은 원유에서 생산된 디젤과 일정 함량 혼합해 사용하는 반면에 재생디젤은 혼합이 필요없고, 기존 디젤엔진의 개조 없이도 동력원으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재생디젤은 HVO를 주원료로 활용한다.
재생디젤(왼쪽)과 일반디젤(오른쪽)의 연소 모습 (사진: Neste)
재생디젤과 바이오디젤은 처리 방식이 다르다. 수소화된 재생디젤은 산소가 없기 때문에 사용자는 바이오디젤이 겪는 동결 온도 및 보관과 관련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여기에 수소화로 바이오디젤보다 친환경적이며, 석유 디젤과 동일한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어 혼합이 필요없어 기존 디젤엔진에 바로 주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SAF(항공유)로도 이용할 수 있다.
차세대 연료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재생디젤의 GHG(Green House Gas, 온실가스) 배출량은 일반 디젤 대비 약 90% 배출 저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질소 산화물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핀란드 이어 한·일 기업들도 재생디젤 경쟁 본격화
재생디젤 생산에 있어 세계 최대기업은 핀란드 국영 네스테 오일(Neste Oil)이다. 핀란드는 물론 스웨덴, 네덜란드,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전체 매출액 중 약 40%가 리뉴어블 프로덕트가 차지한다.
최근 들어 한국과 일본에서도 재생디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사업화 전략도 마친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네스테 오일로부터 조달을 받고 있는 LG화학이 2023년 9월 이탈리아 ENI SM과 충남 대산 사업장에 연간 HVO 30만톤 생산을 목표로 합작공장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연간 13만톤을 생산하고 있는 대산공장의 바이오디젤 공장을 일부 연 50만톤 규모의 HVO 생산설비로 전환키로 했다. 2025년부터 HVO를 주원료로한 연 50만톤의 SAF 생산공장을 구축해 2026년부터 상용화를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도 유지(油脂) 전문생산기업 대경오앤티를 인수했다. 대경오앤티는 동물성지방과 폐식용유를 수거해 바이오디젤, 바이오항공유 등 원재료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기업이다.
GS칼텍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계획으로 2025년 2분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 50만톤의 바이오원료와 식용유지를 생산할 계획이며, 대한항공과 SAF 실증 연구 추진을 위해 MOU도 체결했다.
S-Oil과 삼성물산도 바이오연료 사업 공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연료 사업은 2025년 하반기 이후부터 시장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22년 세이부 버스가 영업소 노선버스 일부를 기존 디젤을 재생디젤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해 2024년 5월 일본 ANA항공사도 재생디젤을 이용한 실증에 나섰다.
이에 앞서 2021년 5월 이토 타다상사는 패밀리마트 점포용 배송 트럭의 대체 연료로써 일본 최초로 재생디젤을 급유 받고 있다.
재생디젤은 RD100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일본 내 규제에 따라 일반 디젤과 혼용해 사용할 수 없다. RD40은 이러한 제약을 받지 않고 있어 일반 디젤과 혼용해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공항, 항만, 철도분야까지 재생디젤의 활용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재생디젤 주유기 (사진: Jub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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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호 기자 cjh@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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