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체로 인해 화재 진압 난이도 ‘上’
배터리 제조사 불분명해 위험 요인 다수
전기버스 화재 진입 모습. (출처: 창원소방본부)
최근 인천의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안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전기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과 같은 전기 상용차 또한 화재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다.
수천 개의 셀이 모인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셀의 음극·양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찢어지면서 합선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열·스파크로 화재가 일어난다.
또한 기름보다 불에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1,000℃ 이상의 온도로 치솟는다. 이로 인해 화재 시 확보 가능한 탈출 시간도 매우 짧고, 열 폭주로 인해 화재 진압이 까다로우며, 유해한 가연성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 진화가 매우 어렵다.
전기 트럭, 5건 이상 화재 발생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ev’ 두 전기트럭은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전기승용차 포함) 순위 1,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차종에 속한다. 두 대 모두 S사 NCM 배터리릍 탑재했으며, 현재 약 12만 대 이상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내연기관 차량과 같은 차체에 배터리를 장착, 외부에 배터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측면 충돌과 같은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가 손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제까지 전기트럭 화재는 약 5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상용밴, 전조 증상 없이 화재 경우도
경형밴 다마스의 단종으로 빈자리를 채운 것은 중국산을 기초로 설계한 경형 전기 상용밴이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 경제성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다. ‘D모터스 D밴’, ‘J사 E밴’, ‘D사의 M’ 등이 이 급에 해당된다.
이 중 L사 배터리를 사용하는 D밴이 2022년, 부산의 아파트 단지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또한, 주차 상태에서 충전 포트 없이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전기차 화재는 전조 증상 없이 곧바로 발생한다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중·대형 전기버스도 화재 빈번
승객을 수송하는 버스의 화재 사례는 더 막중하다. 다수의 인명피해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 버스가 많이 보급되었고, 이들이 탑재한 배터리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산 버스 역시 화재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S사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H사의 대형 전기버스는 출시 이후 3차례의 화재가 발생했고, 중형급 전기버스 또한 2021년,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특히 올해 1월 발생한 현대차 일렉시티 화재의 경우, 진화 후 남아있던 열기가 8일 만에 재발화한 이력이 있다.
특히, 차체 크기가 큰 버스는 배터리가 천장에 위치하여 소화기 분말이 닿지 않거나, 승용차와 같이 수조를 이용해 화재를 진입하는 방식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확실한 안전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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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