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데이터 공유' 이견…"전기차 시대 앞당기려면 협력 필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안전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안전성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를 두고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 간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전기차 화재 침수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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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두뇌에 비유되는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 하에서 배터리를 유지·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전기차 사용자에게 이상 징후를 사전에 알릴 수 있어 미래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배터리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해도 조립이나 사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압 하락 등 전조 증상을 미리 감지한다면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세경 경북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조기 진단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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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BMS 고도화에는 배터리 데이터가 핵심이다.


문제는 배터리 데이터 공유를 놓고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 간 '교통정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업체들은 배터리를 가장 잘 아는 배터리 전문가가 BMS의 핵심 기능인 안전 진단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동차업계는 하드웨어를 담당하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완성차업체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배터리 실사용 데이터는 차주가 소유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차주로부터 '제3자 정보 동의'를 받아 전기차 운용에 활용하지만, 배터리업계는 배터리 품질 문제 등이 의심되지 않는 이상 완성차업체로부터 데이터를 공유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BMS 분야에서 8천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실제 탑재된 자사 BMS와 배터리정보수집장치(OBD)를 활용하거나 파트너사와의 계약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제한적인 수준으로, BMS 기술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배터리 데이터 공유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업체의 기술력이 없어도 충분히 소비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BMS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관련 전문 정보도 중요하지만 장기간 실주행 데이터 등이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충분히 안전한 BMS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아파트 주차장에 부착된 '전기차 관리 주의'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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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가 BMS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은 과거와 달라진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내연기관 시대에는 차의 경쟁력이 엔진이었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가 가장 비싼 부품이자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가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며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BMS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배터리 데이터라도 쥐고 있어야 하는 자산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BMS 시장은 2035년 22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만 22%에 달하는 고성장이 예견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BMS 고도화를 위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 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패권 다툼보다는 데이터 공유를 통한 협력이 필수적인 시기"라며 "배터리 데이터 공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준 LG에너지솔루션 Baas(배터리 생애주기) 사업 담당은 전날 토론회에서 "자동차 데이터 활용에 배터리 기술력을 접목한다면 훨씬 더 고도화된 안전 진단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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