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서 소방안전실태 점검…경보음 후 소화수 분출
벽면 스프링클러 작동 버튼도 누구나 사용 가능
스프링클러 작동
[촬영 김상연]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누구나 스프링클러를 수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28일 인천시 서구 당하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최근 청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스프링클러 작동 점검을 비롯한 소방 안전 실태 조사가 진행됐다.
소방 당국은 전기차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토치에 불을 붙인 뒤 스프링클러 헤드에서 열을 감지하는 '감열체'를 터뜨렸다.
이후 화재 감지기 2개에 차례로 열을 가하자 처음에는 요란한 경보음과 함께 대피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1분여 만에 스프링클러 3개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차된 전기차 주변은 불과 1∼2분 사이에 소화수로 뒤덮였고 주차장 내부는 물안개와 습기로 가득 찼다.
스프링클러 수동조작 설명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열린 아파트 지하주차장 긴급 소방안전 실태조사에서 소방관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수동조작을 설명하고 있다. 2024.8.28 soonseok02@yna.co.kr
소방 당국자는 이때 벽면 한쪽에 있던 수동 조작함을 가리키며 화재를 목격한 누구든지 스프링클러를 작동할 수 있는 붉은색 버튼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밸브가 열리며 물이 공급되지만, 긴급 상황에서 이 수동 버튼을 누르면 밸브를 열려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는 불이 났을 때 2개 이상의 화재 감지기가 작동해야 수문이 열려 물이 공급되고 불길에 헤드 감열체가 터지면 소화수가 분출된다.
최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청라 아파트를 비롯해 대부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준비 작동식 설비로, 화재 감지 후 소방 배관에 물이 통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화재 감지기보다 불이 난 상황을 먼저 인지했을 경우 수동 조작 버튼을 누르는 것이 보다 빠른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이 수동 조작함은 일반적으로 지하주차장 벽면 한쪽에 설치돼 있으며 눈에 쉽게 띌 수 있도록 빨간색 덮개와 버튼으로 구성된다.
소방 당국자는 "불이 난 상황인데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고 있을 때 수동 버튼을 눌러주는 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화재 목격시 누구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작동 시연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열린 아파트 지하주차장 긴급 소방안전 실태조사에서 소방관들이 자동차 화재를 가정해 스프링클러 작동 시연을 하고 있다. 2024.8.28 soonseok02@yna.co.kr
다만 이 수동 조작 버튼 역시 방재실에서 관리하는 '밸브 연동 정지' 버튼이 눌린 상태라면 작동하지 않는다.
청라 전기차 화재 당시 아파트 야간 근무자가 이 정지 버튼을 누르며 밸브가 열리지 않아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5분 만에 밸브 정지 버튼은 해제됐지만, 그 사이 불이 난 구역의 중계기 선로가 고장 났고 결국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이날 조사에 참여한 한국소방기술사회 소속 장명근 소방기술사는 아파트 방재실에도 밸브를 수동으로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청라 화재 당시에는 수동 조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 배선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수동으로 밸브를 여는 방법이 있지만, 소방 안전관리자가 경황이 없던 탓인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다양한 화재 상황을 숙지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스프링클러와 연결된 배선이 전기차 '열폭주' 현상에 따른 고열 속에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배선 공사 과정에서 안전성을 강화해 고장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goodluck@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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