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cks&parts 창간 25주년 이슈분석
/ 노후 화물차를 말하다
10년 이상 노후 화물차 2021년 38.2%서 매년 증가세
조기폐차 확대에도 15년 이상 극노후 화물차 18.6%
배기가스 유로6 충족, 5~10년차 화물차 비율 30%대
국내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조기폐차,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등 정부의 각종 친환경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후 화물차의 감소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감소하던 연식 10년 이상의 노후 화물차 2022년을 기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전체 화물차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10년 이상 노후 화물차 비율은 2015년 45.3%에서 2021년 38.2%로, 7.1%p 하락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4월 기준)까지 10년여 기간 동안 국내 화물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5년 약 333만 대에서 올해 372만대를 넘어선 것. 이는 지난 10여 년간 급성장한 택배 산업의 영향과 전기 화물차에 대한 영업용 번호판 무상 지급 정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 10년 이상 노후 화물차, '22년 증가세 전환
이처럼 전체 화물차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노후 화물차 비율은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10년 이상 노후 화물차 비율은 2015년 45.3%에서 2021년 38.2%로, 7.1%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8년 정부가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등급제를 시행하면서, 기존 노후 경유차는 4~5등급 차량으로 분류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자체에서 운행제한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2019년부터 본격화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정책도 노후 화물차 감소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세는 2022년부터 반전되기 시작했다. 10년 이상 노후 화물차 비율이 2022년 38.4%, 2023년 38.8%, 2024년 4월 39.4%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2023년부터는 배출가스 4등급 차량까지 조기폐차 지원 대상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비율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화물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채무 불이행)로 촉발된 할부 금융시장 경색이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신차 할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노후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년 미만 신규차 등록 비율은 2020년 6.8%에서 2024년 4월 5.4%까지 하락했고, 1년 이상 5년 미만 비율도 202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신차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기존 노후 화물차의 교체 주기가 늘어난 셈이다.
■ 극노후 화물차 감소세 주춤, 정책 한계 탓?
정부의 조기폐차 지원에도 불구하고 극(極)노후 화물차의 감소세는 둔화되고 있다. 15년 이상 극노후 화물차 비율은 2018년 23.4%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2019년부터 본격화된 조기폐차 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당시 지자체별로 노후 화물차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조기폐차와 신차구매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대폐차를 유도한 결과 15년 이상 차량이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극노후 화물차의 감소폭이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15년 이상 차량 비율을 보면 2020년 20.9%에서 2021년 19.4%, 2022년 18.9%, 2023년 18.6%로 하락했다. 이는 국내 화물차 5대 중 1대가 여전히 15년 이상 된 극노후 차량이라는 의미다.
수입 트럭 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조기폐차 지원이 배출가스 4등급으로 확대되고, 배출가스 등급 4등급에 해당하는 덤프트럭에 대해서는 최대 1억 원까지 대·폐차 보조금을 확대한다고 기대를 가졌는데,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승용차와 보조금을 공유해 정작 혜택을 받는 고객은 몇 안됐다”며, 정부의 조기폐차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노후 화물차의 모습
■ 5~10년 화물차 증가세, 유로6 충족은 긍정적
한편, 이러 가운데 5년 이상 10년 미만 화물차 비율은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2020년 28%에서 2024년 4월 30.2%로 늘어났다. 이 영역의 화물차는 당장 노후 화물차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조만간 10년 이상 차량으로 편입될 예정이어서 예비 노후 화물차로 볼 수 있다.
화물차 폐차 모습
다행인 점은 이 기간 동안 신규등록된 화물차 상당수가 2015년 9월부터 의무화된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6 기준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배출량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유로5 기준 대비 질소산화물은 55%, 미세먼지는 97%나 적게 배출한다. 따라서 5년 이상 10년 미만 차량의 경우 기존 노후 경유차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현저히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들이 10년 이상 노후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6 차량이라 하더라도 노후화가 진행되면 배기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증기간이 끝난 중대형 화물차의 경우 정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증 받지 않은 사설 업체에서 배기가스 순환 계통 정비를 받게 되면서 유로5나 유로6 제품이더라도 새로운 대기오염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출고된 유로6 차량이 곧 10년차를 맞게 되는데, 이들이 정식 서비스 센터에서 정비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문 상황”이라며, “유로4나 유로5 차량도 대기환경 오염에서 문제를 일으키겠지만, 유로6 차량 역시 요소수와 관련된 SCR(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장치와 배기가스 저감장치 같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정비는 정식 서비스 센터에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트럭스앤파츠 50호(2024. 하반기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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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