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경험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
 -자동차 문화 시설 넓히는 본보기 돼

 

 5년 전 BMW가 인천 영종도에 전용 트랙을 지었을 때 사람들은 신기하면서도 의아해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드라이빙 센터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우려였다. 특히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차 교육을 받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에는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시도는 신선했지만 지속적인 운영 가능성에 대해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5년이 지난 2019년, BMW코리아는 드라이빙 센터를 어떻게 자평할까? 회사는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자동차 문화를 확장했다는데에 의미가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았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BMW코리아는 소비자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서비스 문화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드라이빙 센터에 대한 5년간의 실적과 비전을 소개했다. 드라이빙 센터는 2014년 개장 후 올해까지 꾸준히 방문자가 늘어 누적 85만명을 넘겼다. 하루에 주중에는 약 500명, 주말에는 1,000명 넘게 찾고 있는 셈이다. 인기 요인으로는 오픈형 체험 공간이 한몫했다. 값비싼 수입차를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만지거나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이빙 센터는 나이를 비롯한 어떠한 제약도 없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자동차와 친해질 수 있다. 실제 방문자의 30%가 여성이며 22%가 아이들인 점도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그만큼 드라이빙 센터는 기계로서의 자동차뿐 아니라 세미나와 강연, 카페, 유아 교육 프로그램 등 자동차와 연관된 폭넓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드라이빙 프로그램은 초보부터 숙련자까지 체계적이다. 또 시즌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계절에 맞춰 안전 운전 노하우 전수도 가능하다.

 


 

 공항과 붙어 있다는 지리적 입지 조건도 잘 활용했다. 장기주차 서비스는 국내 오너들에게 인기가 좋고 외국인들은 긴 환승 시간을 활용해 이색 장소로 드라이빙 센터를 방문한다. 롤스로이스 스튜디오와 트랙을 갖고 있어 아시아권 구매자들은 일부러 드라이빙 센터를 찾는다.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자동차 테마파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드라이빙 센터가 생긴 후 국내 자동차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동차와 함께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일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다. 흐름을 파악한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유사한 드라이빙 센터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임대 계약을 맺고 벤츠 전용 드라이빙 센터를 꾸몄고 현대차는 강원도 인제 서킷을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로 바꾸고 365일 연간 상설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은 차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브랜드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파악했다. 여기서 선두주자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닦은 BMW 드라이빙 센터는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먼저 125억을 신규 투자해 공간을 확장한다. 더불어 고성능 차를 다루는 심화 트레이닝 단계인 'BMW M 레벨 2'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트랙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또 신규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통합 체험 공간의 기능을 강화해 더욱 풍부한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흑자 전환 방안과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BMW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가치와 방향을 강조하지 않고 자동차를 편하고 자연스럽게 마주하면서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서다. 

 

 실제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BMW의 신뢰와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장기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판단된다. 화재 이슈 이후 자동차 신규 구매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5년 전 드라이빙 센터를 통해 BMW가 시작한 자동차 문화가 무엇인지, 소비자를 위한 BMW의 진심이 무엇이었는지를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BMW의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을 응원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