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으로 최장 386㎞ 주행가능
 -일상 주행에서도 오롯이 전해지는 고성능 감성
 -고급차 뛰어넘는 편의안전품목도 강점

 

 격세지감이다. 초창기 100㎞ 남짓했던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이제는 500㎞를 넘나든다. 늘어난 주행거리와 동시에 전국의 충전 인프라도 발맞춰 빠르게 확장 중이다. 충전과 주행 거리를 빌미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인다는 말은 더 이상 핑계에 불과하다. 때문에 앞으로 전기차의 경쟁력은 단순히 주행거리가 아닌 성능과 안전성, 편의안전품목 등 자동차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옮겨왔다. 전기차, 그 이상을 겨냥하고 있는 기아차의 '쏘울 부스트 EV'를 시승했다.

 


 

 ▲스타일


 외관은 기존 쏘울 부스터와 동일하지만 전기차적 특성을 곳곳에 드러냈다. 당초 가솔린 버전부터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듬뿍 담아냈지만 오히려 내연기관차라는 속성과는 괴리감이 느껴진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3세대 쏘울의 디자인은 전기차에 이르러 완성형에 더 가까워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전면부의 'ㅡ'자로 이어지는 LED 헤드램프와 그릴, 테일 램프로 해치도어를 감싼 후면은 성공적인 완전변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주관적 판단이다.

 


 

 실내도 전기차 맞춤형으로 차별화 했다. 계기판은 엔진회전수 대신 주행거리가 큼지막하게 표시되며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인포테인먼트 정보를 컬러풀하게 표현한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웬만한 주행정보를 모두 표시하기 때문에 별도로 계기반이나 디스플레이에 시선을 두지 않아도 될 정도다. 레버 방식이 아닌 다이얼타입 변속 노브(SBW)를 채용한 점은 앞서 선보인 닛산 리프나 니로 EV에서도 보던 방식이다. 

 


   
 

 ▲성능&상품성


 배터리는 64㎾h급을 채용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장 386㎞에 달한다. 이전 대비 무려 두 배 이상이나 늘어난 거리로 현존 기아차 전기차 라인업에서 최장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전기모터의 출력은 150㎾. 마력으로 환산하면 최고 204마력이며 최대토크는 40.3㎏·m이다. 1.6ℓ 가솔린 버전과 비교하면 출력은 동등한 수준이지만 토크에서는 압도적인 성능을 뽐낸다.
 
 시동을 켜면 오로지 디지털 클러스터와 실내 디스플레이의 화면만 활성화될 뿐 어떠한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질 않는다. 페달을 밟으면 내연기관차와 전혀 다른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는데 순식간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가속을 시작해서 시속 100㎞까지 수 초 이내에 도달한다. 일반 엔진처럼 일정 회전 수 없이 전기모터는 초반부터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마치 축지법을 쓰듯 다음 신호까지 순간이동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고속주행에서는 1.6ℓ 가솔린 버전 보다 훨씬 안정감이 느껴진다. 배터리의 무게가 오히려 하체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해서다. 실제 공차 중량은 1.695㎏으로 가솔린버전 대비 무려 345㎏이나 무겁다. 무게가 늘어난 만큼 효율을 저해할 수 있지만 무게가 집중된 위치에 따라 주행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가솔린과 또다른 차이점은 뒷바퀴 서스펜션에 있다. 가솔린의 경우 토션빔을 채택했지만 EV는 멀티링크를 채용한 것. 이를 통한 승차감 차이는 운전석에서도 제법 느껴질 정도다. 토션빔의 기술발전이 예전보다 놓아졌다한들 요철을 타고 넘는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은 멀티링크와 여전히 격차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쏘울 부스터 EV는 전기동력 외에도 서스펜션에서 차이를 둠으로써 고급화까지 이뤄낸 셈이다. 

 

 

 전기차에 있어 디스플레이의 역할은 인포테인먼트에 기능에 한정되지 않는다. 10.25인치에 달하는 대형 모니터는 전기차 운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내비게이션은 출발시간을 입력하면 이에 필요한 목표 충전량뿐 아니라 요금 시간대를 고려한 예약 충전설정이 가능하다. 또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 뒤 목표한 충전량에 도달하면 충전을 종료하는 예약 충전 기능도 갖췄다. 
 
 최초 시승을 시작하기 전 배터리 잔량은 90%, 주행가능거리는 400㎞가 넘게 표시됐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기본적인 배터리 용량이 주는 것 보다는 철저하게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달렸다. 공조장치의 사용 빈도, 회생제동 기능의 활용이 배터리 효율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다.

 


 

 실제 신형은 에코플러스, 에코, 노멀, 스포츠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는데 모드 설정별 잔여 주행거리는 각각 다르게 표시된다. 특히 에코플러스를 선택하면 모든 공조기능이 꺼지면서 오로지 주행을 위한 전력만 소모할 뿐이다. 에코와 노멀모드의 주행감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굳이 배터리 효율을 감안하면 에코 대신 노멀 모드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단, 스포츠모드는 제법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지만 잔여 배터리량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실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사용빈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들시프터도 별도로 마련했다. 전기차인만큼 변속이 아닌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총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데 시내 주행이 아닌 고속주행에서 회생제동을 활용하는 것은 운전에 오히려 방해가 되니 주의가 요구된다.
 
 첨단안전품목도 빠짐없이 챙겼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등은 고급차에 밀리지 않은 레벨2의 반자율주행 실력을 뽐낸다. 도심 주행에 있어 이제는 필수로 요구되는 기능들이다.

 


  

 아쉬운 점은 타이어다. 전기차 전용이 아닌 넥센의 사계절용 타이어를 끼웠다. 코너에서 다소 과격하게 차를 몰면 종종 슬립현상과 동시에 타이어가 갈리는 소음이 발생한다. 때문에 코너 주행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성능을 타이어가 감당해 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총평

 넉넉한 주행거리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생각보다 컸다. 전기차 타이틀을 떼놓고 판단하더라도 박스카가 가져다주는 넉넉한 거주성, 고급차 부럽지 않은 각종 편의안전품목 역시 동급 차종에서는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다. 판매 가격은 프레스티지 4,630만원, 노블레스 4,83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2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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