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르노 등 OEM 수입 판매 제품군 확대
 -수입 vs 국산 경계 허물어져

 

 쉐보레가 수입차 대열에 합류했다. 올 가을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해외 수입차 판매를 위해 '수입차' 효과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에 고착된 수입차라는 단어에는 '프리미엄' 향기(?)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쉐보레의 수입차 행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먼저 다국적 기업의 '생산-판매'가 분리되는 시스템, 이에 따른 생산 국적과 브랜드 국적의 혼재와 경계 파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수입차 대중화 시대의 개막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대중 수입차 영역이다. 지금까지 수입차는 대체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소위 독일 3사로 분류되는 벤츠와 BMW, 아우디를 비롯해 수 억원을 호가하는 포르쉐와 마세라티 등이 주요 수입차 시장을 형성했다. 조금 비싸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어느 정도 생색을 낼 수 있어야(?) 그 가치를 다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세계에서 손꼽히게 많이 팔리는 시장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는 사이 대중 수입차 브랜드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위로는 인지도 높은 고급 수입차가, 아래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국산차가 압박하는 틈에 설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하이브리드로 차별화한 일본 몇 차종과 안전을 내세운 볼보가 어깨를 핀 정도다. 아직도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수입차들이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지만 주목도는 떨어지기 일쑤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본격 도입은 그래서 수입차 시장에 꽤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대중 브랜드 간 본격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 차급으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경쟁하지만 포드 익스플로러, 짚 그랜드 체로키,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등과도 경쟁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뉘는 브랜드지만 이미 글로벌에선 모두 경쟁 차종으로 인식되는 만큼 굳이 국산과 수입을 나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브랜드 인지도나 성능, 상품성, 가격 등이 서로 경쟁권 내에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다양해질수록 대중적 수입차는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대중 브랜드는 제품력 여부와 무관하게 인지도가 낮아 소비자 시선을 끌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매 기준이 점차 '수입차를 살까 국산차를 살까'가 아닌 '4,000만원대 어떤 차를 살까'로 옮겨가면서 수입차와 국산차 간 대결구도는 사라지고 제품 간 경쟁력 차이가 승부처로 떠오르는 중이다. 
 
 대중 수입차 브랜드들은 세계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든든한 라인업을 등에 업고 있다. 국내 생산 부담이 없는 만큼 다양한 틈새 차종을 들여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르노 마스터는 소형 상용차 시장을, 푸조 5008 SW는 왜건 시장을 겨냥해 현대기아차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 수입차의 확장은 소비자에게 기회지만 국산차에겐 위기일 수 있다. 여기에 같은 국내 기업으로 인식되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해외 완성차 수입을 늘리며 선택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쉐보레와 르노삼성의 역할이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수입차=프리미엄' 이미지가 점차 엷어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일정 부분 그럴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 수입차에 내재된 프리미엄 이미지가 엷어지는 현상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외국계 기업의 수입차 투입은 '수입차'라는 단어의 존재 가치마저 위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오히려 이걸 반기는 모양새다. 모두가 프리미엄을 외치지만 그럴수록 프리미엄과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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