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등으로 고전하는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영국, 독일, 캐나다, 미국에 걸쳐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6개월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근로자의 수는 최소 3만8천명에 달한다. 다가올 먹구름을 경계하는 기업들은 교대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공장을 폐쇄하며 노동자를 내보내고 있다.

 

 포드는 전 세계에서 사무직 직원의 10%인 7천명을 감원하겠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닛산도 "더는 못 버틴다"며 전 세계에서 4천500명을 줄이겠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혼다는 영국 정부, 노동조합과 상의한 뒤에 2021년 공장을 폐쇄하겠다며 3천500명 감원을 지난 13일 예고했다. 올해 4월 독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임러는 독일에서 1만명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아트는 캐나다에서 미니밴 생산을 축소하기로 하고 1천500명을 줄인다고 올해 3월 밝혔다.

 

 같은 달 포드는 독일과 영국에서 5천명 이상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2월에는 포드의 중국 합자회사도 수천 명 감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무렵 아우디도 독일에서 사무 노동자 10%를 내보낸다는 계획을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는 4천500명을 전 세계에서 줄이겠다고 올해 1월 밝혔다. 같은 달 테슬라는 노동 인력의 7%인 3천명을 미국에서 줄이겠다고 밝혔고, 닛산도 미국 미시시피 공장에서 픽업트럭과 밴 생산을 줄이겠다며 700명 감원을 발표했다. 그에 앞서 제너럴모터스(GM)는 다수 북미 공장을 닫는 것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만4천명을 감원하겠다고 작년 11월 발표한 바 있다.

 

 인력 구조조정이 대규모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이런 사태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임러의 최고경영자(CEO)인 디터 제체는 전날 연례 총회에서 자동차업계의 전례 없는 격변에 대비하기 위해 광범위한 비용 절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산업이 이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은 이미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경량차량(light vehicle)의 2018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0.5% 감소한 9천480만대로 집계됐다. LMC 오토모티브는 자동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가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부진이 심화하면 자동차 매출 부진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에는 글로벌 경기둔화, 통상갈등, 기술변화와 환경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수요가 위축된 데다가 업체들은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 자율주행 등으로 차량 생산체계를 수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검토하며 업계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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