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아 보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모델X는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시승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무척 어색한 차량이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의 보급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상 생활 속 전기차는 낯선 자동차라는 인식이 가득하다.

 


 여러 사람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충전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적잖게 존재한다. 종종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장에는 일반 내연 기관차들이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거리낌 없이 주차를 하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다.

 

 가끔씩 실제로도 마주치는 옳지 못한 모습에 아직은 전기차를 구입해야 할때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전기차

 

 전기차는 국가보조금이 지원되는 친 환경 차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모델X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전기차다. 테슬라 본사가 정부에 보조금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신청하려면 절차에 따라 인증을 획득한 후 전기차 보급 평가항목과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 같은 절차를 모두 신청하지 않았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게 아닌 애초에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모델S의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는 것과는 다른 정책에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 측은 “판매 정책과 보조금 관련 사항은 본사의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 배터리 용량에 따른 3가지 타입의 모델X

 

 현재 모델X는 한국 시장에 롱 레인지(Long Range)와 퍼포먼스(Performance) 두 가지 트림으로 모두 듀얼 모터가 전,후륜에 장착되어 4륜 구동으로 판매 중이다.

 

 모델X는 100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본 트림이 되는 롱 레인지 경우 완충시 468km의 주행 가능거리(한국 측정 기준)와 최고속도 250km, 시속 100km까지 4.9초의 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가장 최상위에 위치하는 퍼포먼스 버전의 경우 주행가능 거리는 353km로 줄어들지만 시속 100km까지는 3.7초만에 도달하는 슈퍼카 뺨치는 성능을 자랑한다.

 

 만약 퍼포먼스 버전의 출력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루디크러스 모드를 추가할 수 있다. 퍼포먼스 트림에만 옵션으로 제공되는 루디크러스 모드는 시속 100km까지 단 3초만에 도달할 수 있는 출력을 뿜어낸다.

 

 


■ 도로 위 거대한 존재감

 

 전장 5037mm, 전폭 2070mm, 전고 1685mm의 모델X는 도로에 나서자 차선을 가득 메우는 크기를 자랑한다. 세단 모델인 모델S를 부풀려 놓은 듯한 모델X는 전기차의 특징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릴이 없는 만큼 큰 면적의 전면이 허전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친 모습에선 의외로 완성도 높아보이는 전면 디자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측면의 모습은 모델X의 핵심 디자인 포인트다. SUV이지만 패스트백 디자인도 연상케 하는 측면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디자인이다. 3열 공간의 개방감을 위해 큰 그린하우스가 적용된 모습과 전고는 높지만 낮은 지상고를 가진 모델X는 팔콘 윙이라 불리는 2열 도어와 만나 그 매력을 더하고 있다.

 


 출시 당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2열 도어는 2개의 힌지를 달아 멋 뿐만이 아닌 실용성까지 겸비한 모델X의 자랑 거리다. 30cm의 공간만 있다면 열고 닫는 문제는 터치 한번으로 해결된다.

 

 인테리어는 간결함으로 통일된다. 커다란 두개의 디스플레이로 인해 마치 콘셉트카에 앉아있는 듯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센터페시아에 17인치 디스플레이는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중인 소비자라면 큰 위화감 없이 적응할 수 있다.

 

[사진] 테슬라, 모델 X 60D

 

 다만, 기존의 차량과 다름에서 오는 이질감은 익숙해 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큰 사이즈의 차체를 가지고 있다보니 거주 공간의 부족함은 느낄 수가 없다. 또, 사방으로 뚫려있는 큰 창문덕에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을때면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가능케 한다.

 

 

■ 전기모터가 주는 색다른 감동..아쉬운 에어서스펜션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다르게 가속페달의 조작과 동시에 최대출력 분출된다. 때문에 도심 주행시 도로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그 어떤 차보다 훌륭하다. 공차중량 2.5톤이 넘어가는 모델X 또한 마찬가지다.

 

 여기에 마음먹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조작할 경우 잠시나마 정신이 혼미해 지는 아찔한 가속감 또한 경험할 수 있다. 기존의 자동차에서 이런 경험은 흔치 않기에 생각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감동은 거기까지. 분명 에어서스펜션의 탑재로 뛰어난 승차감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큰 충격을 전달한다.


 에어서스펜션의 강점이라면 스프링과 댐퍼의 조합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대표적 이지만 모델X에서는 그러한 느낌을 전달받기 어렵다. 큰 충격이 오는 구간과 도로 포장상태가 좋지못해 지속적인 충격이 오는 환경에서도 에어서스펜션의 훌륭한 승차감을 경험한 소비자라면 다소 의아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진 차량을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 제조사의 노하우가 부족한 것일까? 하드웨어는 훌륭하지만 최종 조율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제조사들과 차이점이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는듯 싶다.

 

[사진] 테슬라 모델X


 

■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는 오토파일럿

 

 테슬라 전 모델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반 자율주행시스템 ‘오토파일럿’은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국산, 수입차를 포함해 유일하게 차선변경까지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다수의 모델에도 탑재된 차선이탈 방지 및 보조,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속도를 유지 시켜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보 장치, 전방 충돌 및 긴급제동 시스템 등 테슬라의 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에도 이러한 장치들이 빠짐없이 탑재됐다.

 

 그 중 가장 큰 특징은 자동 차선변경이 아닐까 싶다. 주행 중 반 자율주행 레버를 두번 당기면 오토파일럿 모드로 전환이 이루어지는데, 이때부터 스티어링 휠에 손을 올려놓은 상태로 방향지시등만 켜주면 뒤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스스로 차선 변경이 이루어진다.

 

 처음 접해보는 시스템인 만큼 신기하기도 하면서 오류없이 작동되는 모습에 완성도 또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개선 중이다.

 

 테슬라는 주기적으로 오토파일럿에 대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며,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언제든지 최신 업데이트 사양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누릴 수 있다.

 

[사진] 테슬라 모델X


 

■ 모델X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인가..

 

 모델X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다. 한번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갈 수 있는 전기SUV, 팔콘 윙이 주는 화려함, 특유의 디자인과 더불어 친환경차 이미지까지..출시만 이루어 진다면 당장에라도 구매를 앞 다투어 할것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국내 인프라 부족과 1억원이 훌쩍넘는 가격으로 인한 부담 등이 더해져 기대만큼의 높은 판매량은 기록되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지난 달 기준 테슬라 전용 수퍼차저 충전소를 국내 특급 호텔 및 리조트, 쇼핑몰 등 총 19개 장소에 설치했다. 또,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 스테이션)는 국내 유수의 특급 호텔, 리조트, 백화점, 쇼핑몰 및 오피스 건물 등 총 172개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현재까지 큰 불편함 없이 사용중인 소비자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 테슬라가 고민하면서 풀어나갈 숙제이다.

 

 다만, 판매 가격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점들이 있다. 현재 한국 시장에 판매중인 모델X의 경우 3가지 트림으로, 기본 트림인 스탠다드를 시작으로 롱레인지, 퍼포먼스 순으로 각각 1억 940만원, 1억 2160만원, 1억 3262만 7800원의 가격표를 지닌다.

 

 여기에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 트림에는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줄여주는 루디크러스 모드를 추가할 수 있는데 이 옵션의 가격만 1255만을 넘어선다. 가속시간 0.7초를 줄이기 위해 지불할 만한 가치를 가졌는가는 소비자의 판단이다.

 

 더불어 외장컬러 변경에 따른 추가 금액도 상당 수준이다. 기본 컬러인 블랙 색상 이외에 4가지 색상에는 최소 192만원부터 최대 321만원이 넘는 금액을 별도로 지불 해야한다. 이런 높은금액의 컬러 옵션은 포르쉐를 제외하고 접하기 힘든 금액이다.


 또한, 20인치 투톤 휠 약 257만원, 22인치 휠 707만원이 추가되며, 5인승 시트를 기본으로 7인승을 선택한다면 385만 7000원, 각각의 독립 시트를 가진 6인승의 경우 771만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테슬라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의 경우도 771만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해야 장착이 가능하다. 만약 최상위 퍼포먼스 트림에 이 모든 옵션을 추가할 시 판매가격은 약 1억 7089만원에 달한다. 한번쯤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가격이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대중성에 기여한 저력을 갖고 있는 브랜드다. 시장을 알리고 가능성을 보여준점을 넘어 자동차계의 애플이라 불릴정도의 인지도도 보유한 몇 안되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모델S를 시작으로 모델X와 향후 출시될 모델3, 모델Y를 통해 점차 판매량을 높여가려면 앞서 지적한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이루어 져야만 한다. 테슬라가 한국진출 당시 받았던 기대감과 높은 인기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shlim@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데일리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