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에 앞서 지난해 일어난 화재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한다.

 

 작년 여름 BMW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 후 BMW에 관련한 모든 소식에는 한결같은 반응 따른다. 리콜이 완료시점에 이른 오늘까지 여전히 BMW는 불미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다.

 

 오늘 시승기의 주인공은 지난 한 해 ‘핫(Hot)’했던 5시리즈다. 거기에 디젤엔진을 탑재한 520d. 다만, 이번 시승 차량은 지난해 일어났던 모델과는 다른 모델임을 강조하고 싶다.

 

[사진] BMW 520d


 5시리즈라는 이름만 같을 뿐 코드네임 F10에서 G30으로 풀모델체인지가 이루어진 새로운 5시리즈다. 여기에 문제(?)의 그 엔진도 아니다. 이번 시승기는 코드명 G30 5시리즈다.

 

[사진] BMW 520d

 


■ M패키지를 지워버린 5시리즈

 

 지난 2017년 2월 한국시장에 첫 선을 보인 5시리즈(G30)는 M패키지 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한 뒤 판매가 이루어졌다. 해외에서는 옵션으로 제공되는 M패키지 사양이 기본 적용된 이유에 대해서 BMW는 한국 소비자들에 높은 선호도로 인한 이유라 밝히기도 했다.

 

 실제 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5시리즈는 거의 모든 모델이 M패키지가 장착된 차량들이다. 하지만, 이번 시승모델은 M패키지 사양이 적용되지 않은 럭셔리 라인의 트림이다. M패키지와는 다른 앞뒤 범퍼 디자인과 크롬장식을 더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는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 BMW 520d


 처음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오래보아도 질릴 것 같지 않은 심플한 구성들로, 공격적인 이미지의 M패키지 디자인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게는 환영 받을만한 구성이다.

 

[사진] BMW 520d

 


■ 입문형 모델 답지 않은 탄탄한 구성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트의 색상과 단정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브라운계통의 나파가죽 시트와 무광 우드트림의 조화가 고급차의 감성을 충분히 전달한다. 실내에 들어서 구석구석 살펴보니 엔트리 트림으로 분류되는 모델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일원으로서 갖춰야할 구성들을 빠짐없이 챙긴 모습이다.

 

 열선과 통풍 기능이 갖춰진 나파가죽 시트와 디스플레이 계기판, 대형 모니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키, HUD, 무선 충전 시스템, 반자율시스템, 차선이탈 방지 장치, 사각지대 경보장치, 긴급제동 시스템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자주쓰는 편의 장비들이 부족함 없이 채워져 있다.

 

[사진] BMW 520d


 한때 상위트림과의 차이를 두기 위해 BMW는 엔트리 트림에 속하는 라인업들은 빈약한 옵션 구성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5시리즈(G30)에서는 예전과 같은 모습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 분명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 역시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BMW 520d

 


■ 완성도 높은 디젤엔진..훌륭한 8단 변속기

 

 BMW의 전체 판매량 중 약 40%의 비율을 자랑하는 모델이 바로 5시리즈다. 그중 520d 모델의 판매량은 5시리즈 전체 60%에 달하는 베스트셀러다.

 

 520d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리터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 힘과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이지만 실내에서의 정숙성과 진동 대책능력은 이전모델 대비 훨씬 정숙해진 모습이다. 외부에서는 여전히 디젤특유의 소음을 들을 수 있지만 실내에서는 디젤모델로서는 우수한 NVH 능력을 갖고 있다.

 

 정차시에는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통해 진동이 미약하게 전달 되지만 이마저도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사진] BMW 520d


 

■ 부드러운 주행성능..편안한 데일리카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적용된 520d는 시종일관 높은 승차감을 보여준다. 가감속이 잦은 시내주행에서 이같은 세팅은 운전의 편안함을 높여주는 플러스 요소다. 도로상황이 좋지못한 곳을 지날때, 높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등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역시 뛰어나다.

 

 이처럼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BMW가 자랑하는 날카로운 핸들링 성능이 떨어지진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5시리즈는 여전히 BMW의 일원이다.

 

 이전의 날카롭게 반응하는 핸들링 특성은 아니지만 분명 운전자가 원하는 조작에 충실히 따라오는 능력은 어른스러워진 5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 일상에서의 만족도와 이따금 스트레스를 풀어줄 즐거운 드라이빙 사이에서 적절히 조율된 모습이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브레이크 능력이다. 브레이크의 압력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페달의 조작량만큼 반응하는 브레이크는 급감속이 여러번 이루어지는 환경에서도 좀처럼 쉽게 ABS의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을만큼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전륜에 벤틸레이티 디스크, 후륜에는 디스크 타입의 일반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된 가운데서도 이런 능력은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위험한 상황시 1m혹은 그 이하의 미세한 제동거리의 차이로 사고의 유무를 판가름이 나는만큼 우수한 브레이크 성능은 다른 제조사에서도 적극 벤치마킹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사진] BMW 520d


 다만, 시승기간 내내 스탑앤고의 적극적인 개입은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연료를 아끼기 위한 노력은 알겠으나, 차가 완전히 정차하기도 전에 먼저 작동되는 시스템은 출퇴근길 러시아워에서 불필요한 진동만 전달해줄 뿐이었다.

 

 분명 멈추지 않고 슬금슬금 앞으로 가는 상황에서 자꾸만 시동이 꺼짐과 켜짐을 반복하니 오히려 스트레스만 늘어났다. 이후 시승기간 내내 차에 올라 가장먼저 하는일은 스탑앤고 꺼짐버튼을 누르는 일이었다.

 

[사진] BMW 520d

 


■ 미워도 다시 한 번..이미지 회복은 천천히 확실하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지난해 일어났던 사건은 BMW에 있어서 한동안 가장 큰 일로 기억될 것이다. BMW의 화재사건은 분명 결함이고 잘못된 일이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사건 이후 폭발적으로 쏟아진 일부 악의적인 글과 기사를 통해 사실이 부풀려 지거나 왜곡된 경우를 쉽게 볼수 있다.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들로만 가득한 글들 역시 아직까지 여전하다.

 

 BMW는 화재사건과 별개로 높은 기술력을 지닌 프리미엄 브랜드다. 한번의 이슈로 그들이 가진 기술력과 우수한 차량성능이 사라지진 않는다. 현재 판매중인 520d는 BMW의 중형세단으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구성을 갖췄다.

 


[사진] BMW 520d


 뛰어난 승차감, 부족하지 않은 공간, 높은 연비, 국산차 못지않은 편의장비와 반자율시스템을 포함한 첨단장비 등을 기본으로 탑재해 지금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중이다.

 

 마지막으로 이같은 높은 상품성을 가진 제품이 일부 악의적인 댓글과 글들로 인해 더이상 피해가 없길 바란다. 제품에 대한 고민은 일부 악플러들이 아닌 실제 소비자가 해야할 문제이다.

 

 

임상현 기자 shlim@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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