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과다 할인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나친 할인이 오히려 시장의 건전성을 해친다는 것.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수입차를 분명 반길 일이지만 되팔 때를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신차 가격의 과다 할인은 서비스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조삼모사(朝三暮四) 효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규어는 주력 제품을 1,000만원 이상 할인하는 등 파격 행보에 나섰다. XF 3.0ℓ 슈퍼차저 AWD의 경우 최대 1,350만원을 깎아준다. 상대적으로 판매가 원활한 디젤 제품은 덜하지만 가솔린 차종은 1,000만원 이상 할인이 기본이다. 플래그십 XJ 역시 가격이 대폭 내려간 제품에 속한다. 3.0ℓ 슈퍼차저 AWD 포트폴리오를 2,900만원 할인하는 것. 이는 공식 판촉 외에 영업사원 마진 등을 모두 덜어낸 것으로, 사실상 제로 마진(수익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이런 할인은 비단 재규어만의 일은 아니다. 판매 1위를 넘나드는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폭스바겐 판매사들은 조건에 따라 티구안과 CC 등을 정상가에서 최대 12% 저렴하게 판매했다. 이번 달에도 차종별로 최대 12%의 할인이 지속된다. 캐딜락은 부진을 겪었던 ATS를 1,000만~1,200만원 할인하고, 신형 등장으로 재고 위기에 처한 구형 CTS 또한 1,000만원대 할인에 들어갔다. BMW는 할인의 대명사로 인식된 지 오래이며, 이를 따라잡기 위한 아우디 할인 판매 역시 정도를 넘었다는 게 업계 견해다.

 


 이렇게 수입차 업체들이 할인에 목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깎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물론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 행동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판매로 수익을 얻지 못한 기업들은 '조삼모사'식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기 마련이다. 서비스 가격이 좀처럼 내리지 않는 배경이다. 애프터서비스는 차가 존재하기만 하면 수익이 계속 발생하는 이른바 '지속 가능한 수익'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신차 할인이 커질수록 반대급부로 서비스 가격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할인 후 서비스 수익 창출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곳은 수입차 회사다. 그럼에도 할인 판매는 멈출 수 없다. 할인이 들어가는 순간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자 최근 브랜드별 할인액을 재빠르게 공유하는 '스마트 소비자'까지 등장했다. 결국 할인 외 살아남을 수 없는 분위기인 셈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할인은 비판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화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확산돼 있다. 하지만 할인은 서비스 비용 지출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기업은 결코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법 상 기업이란 영리 추구가 우선이다. 할인에 현혹되는 소비자가 순간적인 영리를 추구할 때 기업은 좋은 소리 들으면서 지켜보다 서비스 때 서서히 본성을 드러내는 법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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