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카니발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9년 만에 신차가 나오면서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판매대수는 8740대로 LF쏘나타(6366대)를 앞질렀다. 깜짝 놀랄 일이다. 한국 시장에서 국민차로 통하는 쏘나타보다 미니밴 카니발이 더 팔렸다는 사실.

 

 쏘나타뿐만 아니라 그랜저에 이어 판매 2위다. 아반떼도 제치고 싼타페도 잡았다. 이전 모델이 잘 팔리던 월 평균 2500~3000대 수준을 뛰어넘었다. 올 상반기에 울상 짓던 기아차가 카니발 덕분에 모처럼 환한 미소를 띄고 있다.

 

 계약대수는 지난달 말까지 2만1000대를 넘어섰다. 생산 지연만 없다면 8월 출고대수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주문이 폭주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 주말 3세대 카니발을 타고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위치한 축령산 자연휴 양림과 수동 계곡을 달려봤다.

 

 신차를 2박3일 간 몰아보니 잘 팔리는 이유가 보였다. 인기 비결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격 대비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자가 없어서다.

 

 흠집을 잡아내고 싶어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존재감이 커진 외모, 잘 짜여진 인테리어, 단단해진 주행 성능. 이런 성능을 갖춘 3000만 원대 미니밴은 한국 시장에서 카니발 외엔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

 

 

 고급형은 옵션도 다양하다. 3580만 원짜리 시승차(11인승)엔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첨단 기능이 많았다. 차선이탈 경고장치, 전방추돌 경보장치, 사각지대 경보장치, 어라운드뷰 모니터링(360도 주차 시스템), 자동도어장치 등 도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부럽지 않다.

 

 가격은 수입 미니밴보다 1500~2000만 원 싸다. 남들에게 과시하거나 폼을 잡기 보단, 실용적인 가족형 차를 찾는 가장들에게 수입차는 사치가 될 수 있다. 차값은 소폭 올랐지만 만족스러운 제품 변화가 아빠들의 지갑을 열었다.

 

 카니발은 9인승과 11인승 구성이다. 시트 갯수가 많아 실내 공간을 넉넉하게 쓰긴 힘들다. 성인 6명 이상 앉으면 비좁다. 캠핑 용품을 수납하려면 4열시트는 접어야 한다. 3열 좌석에 앉아보니 2열 사이 무릎 공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좀더 공간 확보가 많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니밴 특성상 달리기 전용 차는 아니다. 시속 110㎞ 이상 속도를 높이면 움직임이 무겁고 둔해진다. 가속 페달을 더 밟으면 엔진음도 커진다. 그럼에도 2.2 디젤의 주행 성능은 미니밴 용도로 이용하기 충분하다. 복합 연비는 11.5㎞/ℓ. 시내 주행도 하고 여름철 에어컨을 가동했더니 평균 연비는 ℓ당 9㎞ 안팎을 찍었다.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카니발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름철 캠핑 열기는 수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미니밴에 없는 디젤 모델도 장점이다. 꽉 막힌 경부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쾌감을 주는 것은 카니발의 최대 매력이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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