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시 반에 기상해서 오늘 일정을 한번 미리 짚어 봅니다. 20년 가까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보니 이제 저절로 계획대로 움직여지더군요." 20년간 4,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한 영업의 달인에게 물어본 하루 일상이다.

 


 단순히 자동차가 좋아 무작정 1994년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박광주 부장(테헤란로 지점)은 입사 첫해 58대를 판매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시작이 너무 좋아 자만심에 빠졌었죠. 차를 파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고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 IMF 금융위기로 기아차가 어려움을 겪자 '잘 나가던' 박 부장의 인생도 위기가 찾아왔다. '기아차는 IMF의 원흉 중 하나'라는 국민적 비난과 원성을 감당해야 했고, 급여는 제때 나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급감한 브랜드 이미지로 판매는 더더욱 요원했다.

 

 "너무 힘들었죠. 다른 일을 찾아봐야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정말 자동차가 좋았고 다른 일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었는데 말이죠. 고심 끝에 결국 이 길이 제 천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책임져야 할 가족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었죠."

 

 그렇게 힘든 시기를 잘 넘긴 박 부장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판매 상위 10명을 의미하는 '기아 판매왕'에 올랐다. 누적 판매 4,000대를 돌파해 최근 회사로부터 장기판매 명예 포상의 최고 등급인 '그랜드 마스터' 칭호를 수여받았다. '그랜드 마스터'는 그를 포함해 전국 에 4명 뿐이며, 지난 2006년 이후 8년만이다.

 


 "원칙이라고 하면 돈 문제 만큼은 철저하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한 대를 구입할 때는 세금과 취득세 등 항목이 상당히 많아요. 1원 단위까지 절대로 틀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고객과의 신뢰 밑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간 판매업에 종사하면서 환경적으로 스스로 변화된 점이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숨기고 덮으려고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작은 실수도 숨기지 않고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게 됐습니다." 이어 "자동차 기술이 급격이 발전하고 있어요. 일반 소비자라면 누가 10년 전에 수소와 전기로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 눈높이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요. 차 파는 저보다 많이 아는 분도 적지 않더라고요"

 

 과도한 할인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만나는 것은 모든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가장 큰 고충일 것이다. 대처 방법을 물었다. "소비자와 영업사원은 물건을 사고 파는 관계지만 결국 둘 모두 '자동차'라는 한 쪽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손님에게 차를 팔아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래왔고요."

 

 20년 동안 기아차를 판매하는 입장에서 현재 내수 부진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이젠 신차효과로 실적 기대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어차피 좋은 차는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알아서 구입합니다. 신차 효과에 의존하지 말고 부진을 인정하고 재정비를 해야 합니다. 참신한 마케팅 방안도 계속해서 개발해야 하죠"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