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만 개정되면 튜닝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자동차 튜닝 활성화 기대에 대비한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이동훈 명지자동차 튜닝 아카데미 대표는 날카로운 지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튜닝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더욱 뼈아픈 말이다. 그는 제도적 지원에 기대기보단 ‘완성차-모터스포츠-튜닝 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튜닝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모터스포츠를 키우려 했던 초반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서킷이 생기면 모터스포츠가 발전하리란 믿음처럼 법 개정이 튜닝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갈 길이 먼 시점에서 이 대표가 내놓은 해결책은 ‘기초부터 닦아야 한다’는 것. 그는 “드림카가 나오고 모터스포츠가 발전해야 튜닝 산업의 미래도 있다”며 “따라 하고 싶은 드림카가 있고 이를 즐길 수 있는 모터스포츠가 꽃피어야 튜닝 산업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드림카를 향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고성능 모델과 스포츠카를 내놓고 있다. 이에 비해 국산차 브랜드는 여전히 잘 팔리는 모델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킷 수는 늘었지만 모터스포츠의 발전도 미진한 상황이다. 대표적 자동차 경주대회인 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거듭된 흥행 실패로 올해 무산된 게 단적인 예다. 이 대표는 “모터스포츠의 흥행성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라도 도심 근처에 서킷을 만들고 글로벌한 경기를 많이 개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킷에서 트랙 데이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튜닝 산업 발전을 위해선 국내 완성차 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수입차 업체가 하고 있는 드림카 양산, 모터스포츠 활성화 등을 우리가 나서서 해야 한다”며 “튜닝 산업의 발전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부품 업체가 발전하면 완성차 업체도 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경제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