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을 둘러싼 수입사와 판매사 갈등이 적지 않다. 수입사가 신차 외에 부품까지 판매 목표량을 정해 판매사에 할당하는 것. 게다가 수입사 자체적으로 사설 수입차 정비점에 부품을 공급중인 것으로 나타나 판매사들의 수익 악화가 가중되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의 국내 유통은 신차와 마찬가지로 수입사에서 각 판매사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포드만이 정책 상 본사와 각 판매사 간 직접 거래로 부품 수급이 이뤄지고 있다. 과정에서 수입사인 포드서비스세일즈코리아는 배제된다.

 

 
 두 방식의 장단점은 극명하다. 본사 직접 거래의 경우 판매사가 부품 개별 수입 주체로 경쟁, 전체적인 부품 가격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판매사마다 부품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지역에 따라 차별을 받는 일도 생긴다. 또한 부품 판매로도 수익을 얻어야 하는 까닭에 생각보다 부품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수입사가 신차는 물론 부품까지 국내 유통을 관장하는 경우는 전국 어디서나 균등한 부품 가격을 정할 수 있어 장점이다. 그러나 유통 창구가 수입사 하나여서 부품 수급이나 가격 등에 있어 전횡을 휘두를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업계에선 수입사 부품 유통 정책에 대한 불만들이 적지 않다. 우선 본사 직접 거래와 달리 유통구조가 본사-수입사-판매사로 이어지는 까닭에 부품의 평균가격이 높은 것. 그러다보니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공식 서비스센터보다 사설 정비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높은 부품 가격으로 영업하는 판매사 서비스센터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사가 각 판매사에 부품 판매 목표 달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 판매처럼 정해진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수요에 맞게 부품 수급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일부 품목의 경우 과잉 공급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악성 재고는 인근 정비소로 흘러 들어간다. 어떻게든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싼 값에 부품을 넘기는 것. 신차 시장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도입된 '밀어내기 판매'가 부품에서도 목격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수입사가 사설 정비소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도 일어나 고충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부품 유통 채널을 다양하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른바 유통 일원화로 '갑의 횡포'를 줄여야 한다는 것. 치솟는 부품 가격도 유통 채널의 증가로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채널 확보는 쉽지 않다. '보증 수리' 때문이다. 수입사가 다른 공급처 부품을 공식 부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해당 부위에 대해선 보증 수리를 실시하지 않는 것. 심지어 해외에서 판매되는 순정 부품을 들여와도 본인들이 수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법 조항으로 명문화 해 소비자와 판매사를 보호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모두 부품 공급의 독점 구조를 깨야한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부품 유통 구조는 수입사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치열한 경쟁으로 신차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수익을 부품 판매로 얻어야 하기 때문에 독과점 구조는 더욱 고착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차 밀어내기 같은 폐해들이 부품 시장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라며 "판매사들은 정비 수익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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