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를 새롭게 하라(日日新又日新)'는 말은 중국 은나라 탕왕이 자신의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마음에 새긴 말이다. 최근 르노삼성차의 행보가 나날이 다르지 않다. 다양한 동력계와 신차를 시장에 투입하는 등 변화와 발전을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새 패밀리룩의 도입이 반갑다. 그동안 르노삼성차 외관 디자인은 경쟁차들에 비해 고루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지만 새 얼굴로 젊은 감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유럽 스타일을 강조했다. 덕분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제품 이름도 '새로운 기조'를 뜻하는 영단어 '네오(NEO)'를 붙여 더욱 강조했다. SM3 재조명을 이끄는 르노삼성차 SM3 네오를 시승했다.

 

 ▲스타일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름에 네오가 따라 붙은 이유도 스타일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인상 자체는 생소하지 않다. 이미 QM3와 QM5 네오를 통해 소개된 디자인 기조여서다.

 

 디자인 정체성의 뿌리는 유럽에 있다. 하지만 독일 특유의 지루함이나 이탈리아의 난해함, 영국의 고집스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프랑스 자동차회사인 르노의 일원답게 마치 예술적으로 표현됐다.

 

 전면 디자인이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 개인적으로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마음에 든다. 최근 라디에이터 그릴은 본연의 임무인 엔진 냉각 역할보다 디자인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SM3 네오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딱 그런 경우다. 중앙 엠블럼을 중심으로 크롬바가 양 끝단으로 날카롭지만 가볍지 않게 뻗었다. 전반적으로 검은색을 강조한 색 배열과 더불어 강인하면서도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 형상은 특별히 바뀐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검은색 베젤이 채택된 덕분에 고급스러움이 물씬하다. 안개등과 주간주행등 주변은 크롬으로 마무리했다. 일반 승용차인데도 고성능 느낌이 묻어난다. 하지만 안타깝게 측면과 후면의 변화는 없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차를 몰면서 보게 되는 자동차 부위가 앞 차의 '뒷모습'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대목이다.

 

 실내 역시 이전 SM3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디지털화 한 계기반이 눈에 띄는데, 직관적인 그래픽이 마음에 든다. 푸른 파스텔 톤 배경색은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시트의 착좌감은 호평을 받아온 안락함 그 자체다.

 

 ▲성능


 엔진은 닛산의 신형 H4Mk이 그대로 올라갔다. 최고 117마력, 최대 16.1㎏·m의 토크를 발휘하며, 최대 토크 영역을 1,500~3,000rpm으로 설정해 실용영역대를 넓혔다. 또한 CVT에 보조변속기를 추가한 신형 무단변속기 X-CVT가 조합됐다. 연료효율은 ℓ당 15.0㎞(복합)다.

 

 엔진 시동은 버튼을 통해 이뤄진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었지만 작은 차이가 고급스러움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엔진은 매우 부드러운 음색을 내며 달릴 준비를 마치는데, 디젤 엔진처럼 거칠지 않아서 좋다.

 

 카드형 스마트키는 르노삼성차의 전매특허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형태다. 핸드백 안 좁은 공간에 넣기 편리해서다. 스마트키는 몸에 지니고 있어도 되고, 센터페시어에 마련된 키 홀더에 꽂아도 된다.

 

 속도를 냈다. 가속은 매우 부드럽게 이뤄진다. 무단변속기의 장점으로, 혹자는 변속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한다. 하지만 먼저 SM3의 성격을 가늠할 필요가 있는데, 가장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엔트리 세단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어느 특정 소비자층의 취향만을 고려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여유로운 가속에 마음도 느긋해진다.

 

 무단변속기여서 충격 없이 꾸준한 가속이 이뤄진다. 강박관념처럼 따라붙는 급가속 욕구도 누그러진다. 시속 100㎞까지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가며 내달린다. 하지만 그 이상부터는 가속이 약간 더뎌진다. 배기량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차체와 스티어링 휠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젊은 소비층이 모두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만족할만하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르노삼성차 전반에 걸친 유전자라고도 할 수 있다.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엉덩이로 전달되는 느낌도 부드럽다. 장기간 운전해도 신체로 전해지는 피로도 또한 낮다. 곡선 주로 주파 성능은 경쟁 준중형차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이다. 안전하게 돌아나가는 맛이 느껴진다.

 

 다만 풍절음은 귀를 거슬린다. 동급에서는 가장 조용하다고 정평의 르노삼성차지만 엔트리는 원가 절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내를 조용하게 하려면 부가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흡차음재들이 적지 않고, 많이 부착하면 할수록 비용 상승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총평


 동력계는 같아도 디자인을 달리한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따끈한 느낌을 주는 것. 반면 변화의 폭이 외관에만 한정된 것은 아쉽다.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SM3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SM3 네오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3 네오가 가진 의미는 작지 않다. 르노삼성차처럼 라인업이 많지 않은 회사는 더욱 그렇다. 엔트리 세단은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기준과 가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간 경쟁차 대비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느낌의 SM3였다면 이제는 나아갈 길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더욱 SM3 네오가 반갑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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