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승용차 내수 점유율이 심상치 않다. 현대차는 37.6%, 기아차는 28.8%다. 둘을 더하면 66.4%다. 지난해 같은 기간 양사는 70.6%를 점유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9.2%에서 10.4%로 늘었고, 르노삼성은 4.3%에서 4.8%로 증가했다. 쌍용차도 4.1%에서 5.2%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수입차는 두말 할 나위 없다. 11.9%에서 13.2%로 선전했다. 수입차를 별개로 보더라도 하위권의 반란이 거침없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점유율만 가지고 외형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올해와 지난해 각사 승용 판매 증감률을 들여다봤다. 4월까지 판매된 모든 승용차는 44만대로 전년 대비 7.6%, 3만3,600여대 늘었다. 그렇게 보면 수입차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 5사도 개별 평균 7.6% 증가를 했어야 ‘전년 대비 유지’에 해당된다. 그러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현대차는 5.2% 늘었으니 일단 평균 미달이다. 그러나 판매량이 워낙 많은 탓에 증가분은 8,663대에 달한다. 전년 대비 18.6%, 8,552대를 늘린 쉐보레와 증가량이 비슷하다. 이외 쌍용차도 26.7%, 르노삼성도 17.8% 늘리는데 성공했다. 모두 평균 이상의 선방이고, 수입차는 17.2%에 달하는 1만대 이상 판매량이 확대됐다. 

 

 반면 기아차는 유일하게 2.7% 감소했다. 산업 평균이 7.6% 향상인 만큼 엄밀하게는 무려 10.3%가 줄어든 것이나 다름없다. 유일하게 판매량도 전년 대비 3,409대 감소했다. 르노삼성이 3,751대를 늘렸으니 고스란히 건네준 셈이다.

 

 물론 이런 현황을 분석하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어디에 돋보기를 놓느냐에 따라 해석도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것은 늘어난 전체 판매량 3만3,659대가 분배된 비율이다. 누가 많이 가져갔느냐가 곧 선전의 척도라는 얘기다. 수입차 1만대를 제외하면 국산차는 2만3,000대가 늘었고, 그 중 현대차와 쉐보레가 8,000여대,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3,700대와 6,000대를 나눠 가졌다. 그러는 사이 기아차는 3,400여대를 빼앗겼다. 그만큼 기아차의 부진이 꽤 컸던 셈이다.

 

 기아차 부진은 결과적으로 현대기아차 통합 점유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양사의 판매량은 현대차의 몸집에 기대 전년 대비 5,000여대 증가했지만 과거와 같은 승용 70% 이상 점유율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처럼 하위권의 분발을 자극한 것은 '생존'이다. 국내 밥그릇이 점차 작아지며 생계를 걱정했고, 해결책으로 신차를 적극 투입하며 비대한 덩치로 뒤뚱거리는 1등에게 집중 포화를 쐈다. 수입차가 대포를 쏠 때 하위권은 소총을 쏘며 틈새 공간을 파고들었다. 르노삼성이 중형 가솔린 터보를 내놓고, 쌍용차가 MPV를 통해 협공을 했다. 쉐보레도 디젤 중형으로 빈 공간을 찔렀다. 그리고 결과는 주효했다. 갈라진 틈새로 들어온 하위권의 집요함에 1등이 주력으로 뒤늦게 대응하지만 이미 상처가 깊다. 1등은 허점을, 하위권은 맥을 제대로 짚은 격이다.

 

 지금 국내 시장은 현대기아차로 표현되는 골리앗과 이외 3사라는 다윗의 싸움으로 비유되곤 한다. 그래서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은 흥미를 자극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은 '약하다고 결코 약하지 않으며, 강하다고 늘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약자로서 강점을 활용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반면 골리앗은 여전히 덩치와 힘이 대단하다. 다윗의 힘으로는 이긴다는 것은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힘으로 밀어 붙인다. 집요하게 약점을 찾으려는 다윗과 그나마 남아 있는 힘조차 없애려는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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