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재료인 고무로 골프공을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골프공의 외형만 보면 플라스틱 재질로 감싸졌기 때문이다. 통상 골프공은 볼 안쪽의 코어(핵)와 중간의 맨틀, 커버로 구성된다. 코어의 재질은 탄성이 높은 합성고무(PBR)이고, 커버 재질은 고기능성 합성수지로 만든다.

 

 타이어회사가 앞다퉈 골프공 제조에 나서는 이유는 타이어를 생산하고 남은 고무를 골프공 코어에 사용할 수 있어서다. 골프공 판매가 늘어날수록 고무 활용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최초의 공기용 타이어는 영국 수의사 출신의 존 보이드 던롭이 1888년 개발했다. 골프공은 이후 10년 뒤인 1909년부터 타이어 기술을 확장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1910년에는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딤플볼을 만들었고, 1930년에는 일본 시장에도 골프공을 출시했다. 1963년 던롭의 경영권을 인수한 스미모토고무공업(SRI)은 1964년 골프공 뿐 아니라 클럽 생산에도 나섰다.

 

 골프용품 브랜드 투어스테이지는 글로벌 타이어업계 1위인 일본 브리지스톤이 모기업이다. 1935년부터 타이어를 생산하고 남은 고무로 골프공의 대량 생산에 착수했다. 1917년 창립한 타이어 회사 요코하마고무는 골프 브랜드 프로기어의 모체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넥센타이어 모기업인 (주)넥센이 골프공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김해 공장은 타이어 튜브와 골프공을 만든다. 동남아에서 생고무를 수입해 틀에 넣고 찍어내는 방식이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스'라는 브랜드의 골프공을 자체 생산하기도 했다.

 

 이처럼 타이어 업체 중에는 골프공 사업에 뛰어든 사례는 적지 않다. 세계 골프공 점유율 1위인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소유한 아쿠쉬네트는 미국 보스턴에서 고무 처리 제품 제조업체로 1910년 설립됐다. 전쟁 때는 미군과 연합군에 방독면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골프공은 고무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골프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용품 시장은 약 1조원 규모이며, 이 중 골프공은 1,500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골프공은 한번 만족감을 주면 바꾸기 쉽지 않은 충성도 높은 시장이어서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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