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세단 'S60 D2'는 성능보단 경제성이 뛰어난 볼보 승용차다. 한 번 주유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착한 연비'를 뽐낸다.

 

 지난 주말 S60을 몰고 충남 대천을 다녀왔다. 서울 도심에서 주행한 거리까지 3일간 약 500㎞를 달렸다. 차를 반납할 때까지 계기판 연료는 절반 이상 남았다. 국산 경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복합 연비는 17.2㎞/ℓ 1등급이다. 직접 타보니 실주행 연비도 ℓ당 17㎞대를 유지했다. 기온이 올라 에어컨을 가동했다. 그럼에도 웬만큼 거칠게 타는 않는 이상 표시 연비에 가까운 고효율을 낸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급가속을 간혹 했어도 ℓ당 18㎞가 나왔다. 연비 만큼은 모험생이랄까.

 

 볼보 자동차는 한국에서 안전 말고는 내세울 것 없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볼보의 안전 기술인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차가 스스로 멈추는 기능)' 이미지를 강조해서다.

 

 하지만 S60 1.6 세단은 그런 편견을 없애도 좋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던 볼보 자동차의 가치가 '안전에서 고(高)연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대변한다.

 

 S60은 2000년 첫 모델이 나온 이후 2010년 2세대로 변화했다. 지난해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차량이 나온 후 올 봄 작은 엔진을 얹어 연비도 보강했다.

 

 S60 1.6은 자동차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배기량 2000cc급 이상 차종을 보유한 볼보가 4기통 1.6 디젤(배기량 1560cc)을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진 다운사이징(배기량 다이어트) 기술을 채택해 연료 효율을 종전(14㎞/ℓ)보다 22% 끌어올렸다.

 

 배기량이 작아지면서 성능은 일부 포기했다. 최고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27.5kg·m은 S60 2.0(163마력, 40.8kg·m)보다 힘이 떨어진다.

 

 초반 가속할 때 움직임은 좀 더디다. BMW 320d, 벤츠 C220 등과 달리 맹수 같은 토크 힘은 기대하긴 힘들다. 시속 100㎞를 넘어가면 2.0 엔진 못지 않게 탄력이 붙는다. 엔진회전수 2600rpm에서 시속 150㎞로 달릴 수 있다.

 

 준중형 아반떼 크기와 비슷한 실내 공간은 30대 젊은 층의 눈높이에 다가갔다. 쏘나타보다 좁아 40대 이상 선호도는 떨어질 수 있다. 도로를 달릴 때 노면의 잔진동이 시트까지 전달되는 승차감은 아쉽다. 고속 주행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많이 잡아주진 못한다.

 

 구매 포인트는 고효율이다. 가격은 4180만 원으로 S60 D4(4520만 원)보다 340만 원 내렸다. 비슷한 사양의 프리미엄급 독일 세단보다 낮은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 타는 맛보단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권하고 싶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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