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한국 스프링 역사를 간직한 대원강원 방문기

 

 "1946년 창업 당시에는 전력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생이었습니다. 속을 썩던 당시 허주열 사장은 경성전기(현 한국전력) 간부들을 공장 사택으로 불러모아 마작 접대를 하기 시작했죠. 최소한 그들이 마작을 하는 동안에는 전기를 끊는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역사관 소개를 맡은 대원강업 홍보담당 서재섭 부장이 회사 설립 당시의 에피소드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역사관은 1946년 창업 때부터 2013년 천안 공장을 준공하기까지 68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나열된 시간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1947년 여름 첫 스프링 시제품을 내놨던 일부터 시발자동차의 스프링을 전량 납품했던 때, 1964년 월남에 첫 수출을 개시했던 그 날의 감동이 밀려온다. 47년 첫 시제품을 내놨던 순간 옆에는 '딸을 키워 시집보내는 심정으로'라는 글이 적혀있다. 당시 허주열 사장의 훈시인데 간추리자면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가 행복하기를 바라기에 앞서 딸을 잘 가르쳐서 보내야 한다. 이와 같이 시장에 나가는 제품이 환영받기 위해서는 딸을 키우듯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시기를 거쳐 대원강업은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세계 5위권 기업으로 도약했다. 현재 폴란드 유럽 법인을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세계 6개국에 진출했으며, 크라이슬러와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현대차와는 1967년 현대차 설립 이후부터 거의 모든 차종에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두 업체는 자동차 콘셉트 개발단계에서부터 시뮬레이션 시험을 통한 양산단계까지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원강업은 스프링과 시트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그 중에서도 주력 제품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스프링(소재 및 설비 포함)이다. 스프링 분야는 일반 스프링과 정밀 스프링, 소재 및 설비 등으로 나뉜다. 일반 스프링은 대체로 자동차 승차감 및 안정성을 좌우하는 서스펜션에, 정밀 스프링은 엔진과 변속기에 내장된다. 자동차 한 대를 구성하는 부품 중 스프링은 약 100여 종에 이른다.

 

 얼핏보면 비슷한 작은 스프링 하나에도 온갖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소재는 물론이고 꼬임의 정도와 방향, 탄력성과 내구성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최근에는 상하단 직경이 다른 사이드로드코일스프링을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에 공급, 급선회시 충격을 상쇄하는데 일조했다. 향후 스프링의 미래 기술에 대해선 "현재 스프링 소재는 철강에 한정돼 있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경량화가 필수이고, 이를 위해 파이프 형태(중공)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공장은 부품을 생산하는 여느 시설과 큰 차이가 없다. 다듬어지지 않은 소재가 가열과 성형을 거쳐 내구성 향상을 위한 열처리와 쇼트피닝 공정에 들어간다. 쇼트피닝은 표면을 때려 미세한 홈을 생성해 압축잔류응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충격을 상쇄하는 힘이 생겨 피로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코일스프링의 경우 여기에 한 가지 공정이 추가된다. 길이의 오차 범위(+4㎜, 0, -4㎜)에 따라 적재를 달리하는 것. 이는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부품의 특성상 차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및 연구동에선 24시간 쉬지 않고 신뢰성 평가가 진행된다. 최근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부식 내구성이다. 기존에 소금물을 뿌리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습도와 온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더욱 가혹한 상황을 연출한다. 특히 부식이 많은 스프링의 하측 부위를 중점적으로 약 15~30일 정도 시험한다. 더불어 일반적인 내구 테스트도 실시한다. 실온과 유사한 영상 20도에서 약 30만회 정도 압축을 반복하며, 피로도를 측정한다. 영하 40도와 같은 극한 상황도 연출한다. 앞으로는 부품의 개별 테스트뿐 아니라 시험차를 이용한 유기적 실험도 진행한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각종 주행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6주 로드 테스트 시험기를 들여올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 연구와 개발뿐입니다. 더불어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이 없었다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과 함께 동반 성장할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대원강업의 각오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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