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7인승 크로스오버 JX가 새 작명법에 따라 QX60으로 돌아왔다. 흔히 '융합'으로 표현하는 크로스오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성능과 효율을 보강했다. 인피니티의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 삼위일체 제품 전략의 시발점이다.

 

 QX60은 보는 순간 인피니티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인피니티 특유의 대형 4선 그릴 때문이다. 또한 생각보다 큰 덩치가 부담일 수 있지만 그만큼 SUV의 실용성은 곳곳에 내포했다. 실내도 세단 같은 아늑함이 기본이다. 여기에 효율 높은 하이브리드가 결합, 프리미엄 패밀리 크로스오버의 전형을 만들어 낸 차종이 QX60 하이브리드다.

 


 ▲스타일
 크기가 상당하다. 플래그십인 QX80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우디 Q7에 비견될 만큼 큰 덩치를 자랑한다. 큰 차를 선호하는 북미 소비자 성향이 반영된 탓이다. 길이 4,990㎜, 너비 1,960㎜, 높이 1,745㎜, 휠베이스 2,900㎜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존 JX와 동일하다.

 


 앞 모습은 컨셉트카 에센스를 기초로 한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강조된 곡선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게 인피니티의 설명이다. 헤드램프 또한 역동성 부각을 위해 점점 작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커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램프의 조사량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램프 자체의 발광력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측면 또한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살려내는 것은 곡선이다. 보닛에서 지붕으로 이어지는 실루엣이 유려하다. 측면 중앙선은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쿠페 스타일이고, 크롬으로 두른 물결 무늬 C필러는 세련미가 돋보인다. 뒷모양은 안정감을 강조했는데, 인피니티 SUV 제품군의 특징이다.

 


 실내는 곳곳에 메탈릭 소재와 함께 우드 트림이 사용됐다. 고급스러움을 담기 위한 요소다. 2열 시트는 앞뒤 공간조절이 가능하고, 때에 따라 완전히 1열 시트쪽으로 접어 붙일 수도 있다. 3열까지 접을 경우 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과 3열의 모든 시트는 분할 접이가 가능하며, 용도에 맞는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

 


 ▲성능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엔진은 2.5ℓ 가솔린 슈퍼차저가 올라갔다. 여기에 15㎾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조한다. 최고 253마력, 최대 33.7㎏R31;m의 힘을 낸다. 무단변속기가 조합된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0.2㎞로, 이전 대비 30% 이상 향상됐다.

 


 생각보다 작은 전기모터와 초소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은 이유가 분명하다. 크로스오버의 주요 장점인 공간 활용성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동급 최고 효율보다 'QX60 가솔린 대비 고효율'이 목표였던 셈이다.

 


 CVT를 탑재한 덕분에 엔진 회전수가 유지되며 속도가 높아진다. 3.5ℓ에 비해 힘차다고 할 순 없겠지만 나름대로 전기모터가 엔진의 동력을 잘 보조한다. 최대 253마력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인피니티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은 조금 떨어진다. 그 대신 얻는 것은 효율이다.  

 


 그래서 고속영역 가속력은 아쉽게 느껴진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맞춰도 속도가 힘차게 오르지 않는다. 물론 고속에서의 직진 가속력이 QX 3.5ℓ 대비 약간 부족한 것일 뿐 전체적인 가감속은 쉽게 제어된다. 대신 운동성능은 매우 안정적이다. 

 


 승차감은 매우 부드럽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로 불필요한 엔진 가동이 줄었고, 진동소음 성능 향상을 위해 전자 제어식 엔진마운트 기술과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 눈 높이는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 덩치에 비해 운동성능은 꽤 좋은 편이다. 곡선주로를 잘 타고 넘어간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세단 대비 높다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 제 아무리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각종 첨단 주행 안전 기능이 적용됐어도 SUV의 형태인 이상 과격한 코너링은 언제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비단 이런 현상은 QX 뿐 아니라 포르쉐 카이엔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멈추기는 고속에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급하게 밟았을 때 앞으로 심하게 쏠리지 않는다. 덩치를 감안할 때 앞뒤 제동력 배분이 잘 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일수록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총평
 물론 QX60 하이브리드가 인피니티의 주력은 아니다. 다양한 동력계를 갖추고 얼마든지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차종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시장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유럽=디젤', '일본=하이브리드', '미국=가솔린'으로 은근히 구분되는 시장도 고려 사항이다. 인피니티의 경우 일본에서 태어나 유럽 감성을 입고, 미국에서 판매량이 높다. 다시 말해 세 지역의 장점을 모두 골고루 섞은 차종이다. 

 


 QX60 하이브리드만을 놓고 보자면 제품 내 선택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SUV에선 흔하지 않은 하이브리드를 채택, 경제성을 강조했다. 7,750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흔하지도(유럽 SUV), 투박(미국 SUV)하지도 않은 QX60 매력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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