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력 모델 판매량이 현대·기아차 대형 세단을 앞질렀다. 현대차는 2세대 제네시스를 내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수입차 성장을 주도해 오고 있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주력 차종의 판매실적이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 기아차 K9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A6(3.0 TDI 등 4개 트림)는 6719대, 5시리즈의 핵심 모델인 520d 및 528(4륜구동 X드라이브 포함)은 1만1605대, E클래스는 E220 CDI, E300 등 4개 모델이 1만392대가 각각 팔렸다.

 

 이들 모델의 판매량을 모두 합산하면 2만8716대로 같은 기간 에쿠스(1만1190대) 제네시스(1만264) K9(4497대) 3종의 전체 판매량 2만5951대를 압도했다. 사실상 주력 차종의 판매 경쟁에선 현대차가 완패한 셈.

 

 현대·기아차의 대형 세단을 대표하는 3개 모델의 판매대수는 작년 동기(3만177대, K9은 8개월치 판매량) 보다 16% 감소한 반면, 독일차 인기 세단은 지난해 같은 기간(2만2842대) 대비 25% 증가했다.

 

 A6는 5830만~7190만원, 5시리즈는 6290만~7190만원, E클래스는 6020만~7110만원 가격대로 팔리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에쿠스(6880만~1억1260만원) K9(5228만~8538만원) 제네시스(4338만~6394만원)와 비슷하지만, 일부 옵션을 더하면 국산차가 더 비싼 대목도 소비자들이 독일차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수입차 고객을 타깃으로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현대차 영업점에선 수입차를 직접 겨냥한 만큼 고객 관리도 대중차와 차별화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고가 차종의 판매량을 수입차 업체에 내준다면 내수 전략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이달 26일 공식 출시하는 2세대 제네시스를 투입시켜 독일차에 빼앗긴 대형세단 점유율을 되찾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미 신형 제네시스의 예약 대수가 하루만에 3500대를 돌파했다며 사전 마케팅 작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6년 만에 풀 체인지 되는 제네시스의 상품성 보강에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독일차에 뒤지지 않는 단단한 고속 주행 성능, 유럽 고급차를 웃도는 초고장력 강판(강도60kg급 이상) 적용, 첨단 신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옵션을 앞세웠다.

 

 지난 주말 정몽구 회장은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현장을 찾아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초고장력 강판의 생산라인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말 주요 기업들의 임원 인사가 끝나고 나면 신형 제네시스의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인 차량 출고대수가 초반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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