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과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가 추진하는 경영 방침이 잇따라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정기대의원대회 마지막날인 29일 "GM의 산업은행 지분 매입, 군산공장 J400 생산계획 취소, 사무직 희망퇴직은 별개의 사안이 아닌 한국지엠의 위상을 약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이라며 "특별단체교섭을 전제로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움직임은 최근 회사 측이 내놓은 정책을 한국지엠의 역할 축소로 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GM 팀 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19일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을 만나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 17.02%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GM은 계열사를 통해 산은의 한국지엠 지분을 뺀 나머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나 산은은 한국지엠의 경영전략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M은 또 최근 크루즈 후속 모델인 J-400를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는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어 한국지엠은 내달 14일까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노조와 군산 등 지역사회는 글로벌 GM에서 한국지엠의 역할이 축소돼 생산량과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지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전 간부 결의대회를 열어 "한국지엠은 대우자동차 워크아웃 시절, 회생을 위해 국민의 엄청난 혈세가 투입된 사회적·국가적 기업"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GM이 글로벌 생산전략에 따라 한국지엠의 위상과 역할을 축소, 재조정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또 지부는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GM의 한국지엠 지분 매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부는 서한에서 "막대한 자금을 설비투자가 아닌 경영권과 관계없는 지분 인수에 투입하겠다는 제안에 노조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지엠이 고용창출과 안정이라는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도록 2대 주주의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부는 내달부터 인천 지역과 전체 조합원 부품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국지엠의 발전전망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노조가 별건의 문제를 모아서 나쁜 쪽으로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적 제약만 없다면 해외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는 것이 GM의 글로벌 정책이고, 군산공장에서 크루즈 후속을 생산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생산물량 축소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희망퇴직 역시 퇴직에 강제성은 없다고 회사 측은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터보엔진 생산 투자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차량 개발과 신차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내수시장 확대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시기가 우연히 겹쳤을 뿐 연관성 없이 내려진 결정들"이라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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