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자료사진)

 

 통일교 재단인 통일그룹이 북한에서 해오던 평화자동차 사업을 정리하고 유통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대북 소식통은 28일 "평화자동차가 남포에 있는 공장을 북한에 2천만 달러 정도에 매각하고 자동차 사업에서 손을 떼려고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기관이 단독으로 살지, 중국 측 자본과 제휴해 사들일지는 모르지만 매각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자동차는 고 문선명 총재의 고향투자사업의 하나로 2002년부터 조업을 시작했다. 연간 2천대 정도의 차량을 생산하며 2009년부터 흑자로 돌아서 작년에는 73만 달러의 이익금을 국내로 송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중국과 자동차 생산사업에 가속하면서 사업확장이 쉽지 않은 평화자동차 측이 매각 후 다른 사업으로 방향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중국 단둥(丹東)의 중조변경무역유한공사와 함께 평양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해 작년부터 '평양자동차'라는 상표로 버스와 화물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남포시에도 자동차 조립 및 부품 생산단지 조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경협업계에서는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이 자동차 생산공장을 포기하게 되면 유통업 쪽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통일그룹 관계자는 "박 사장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의식주 쪽의 유통업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박상권 사장이 북중 경제특구인 황금평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일부의 관측도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사장은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올해 9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고 "장 부위원장이 (박 사장도 황금평 특구에) 참여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이 황금평 특구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유통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사장은 내달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12.17)를 맞아 방북하는 일정이 예정돼 있어 그때 북측과 앞으로의 사업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평화자동차 매각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24조치로 임가공 사업을 비롯한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이 중단된 가운데 평화자동차까지 매각되면 사실상 북한 내륙지역에서 이뤄지는 협력사업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사업을 시작할 때는 승인받아야 하지만 종료할 때는 법적으로 정부에 신고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어서 해당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자동차 공장이 매각된다면 군사적 전용이 가능한 이중용도물자의 처리와 관련해서도 사후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용훈 기자 jyh@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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