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기아차[000270]와 3·4위인 한국지엠·르노삼성이 현지조립형 반제품(KD, Knock-Down)에서 상반된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005380]의 KD 수출은 7만3천624대로 작년 동기보다 32.1%, 기아차는 3만7천430대로 37.9% 각각 감소했다.

 

 그에 반해 KD 수출량이 가장 많은 업체인 한국지엠은 올해를 두 달 남기고도 100만대를 넘겨 107만9천210대를 수출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4.5%로 소폭 증가했다. 또 르노삼성은 300대에서 2천844대로 9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6개 완성차 업체(대우버스 포함)의 KD 수출은 총 119만5천32대로, 작년 동기(120만4천333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업체별 실적 차이가 KD 수출에 대한 전략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D는 부품과 반제품을 수출하면 현지에서 완성차로 조립하는 방식이다. 통상 완성차에는 부품보다 높은 관세가 매겨지므로 이를 피하고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수출에 주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수출 대상국과 차종이 다양화한 2000년대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KD 방식은 완성차 수출보다는 단가나 수익성이 떨어지고 현지 업체에 조립을 의지해야 하는 만큼 브랜드 관리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D보다는 완성차 수출에 주력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완성차의 수익성이 더 높을 뿐 아니라 품질 유지를 위해 완성차를 수출하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KD 수출보다 해외 완성차 생산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데 반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KD 수출을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메이커를 모기업으로 둔 만큼 현지 조립 이후 모기업 브랜드의 판매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동남아나 남미 같은 신흥 시장은 높은 관세를 피한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KD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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