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고객들 수입차에 뺏기지 말고 안방 지켜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입차 초대형 세단의 공세를 막아라고 임직원들에게 강도 높게 주문했다. 과거 에쿠스가 독주하던 1억 원대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시장까지 수입차 업체들의 공략이 거세지자 현대차가 새로운 에쿠스를 내세워 안방 사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8일 뉴 에쿠스를 공개하고 다음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렉서스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상품성을 강화한 최고급 세단을 내놓자 연내 신형 에쿠스 투입을 결정했다.

 

 에쿠스는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전용 엠블럼을 부착하고 매장을 분리 운영하는 차다. 에쿠스 판매실적은 곧 ‘현대차의 자존심’으로 통했다.

 

 하지만 올 들어 에쿠스의 내수 시장 판매량은 줄고 있어 현대차가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 1~10월 총 8179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반면 1억 원이 넘는 수입차는 올 들어 10월까지 9170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14.6% 증가했다.<표 참조>

에쿠스와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렉서스 LS 등 4개 차종을 보면 같은 기간 판매량이 5098대로 작년보다 2.3% 감소에 그쳤다.

 

 올 하반기 BMW코리아가 신형 7시리즈를 내놨다. 한국도요타가 렉서스 신형 LS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초대형 시장의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벤츠코리아도 지난 15일 S클래스 라인업에 S500 롱 데지뇨 에디션과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2009년 3월 2세대 에쿠스를 선보인지 3년8개월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뉴 에쿠스는 전면부 그릴 모양을 대폭 수정해 신차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K9을 통해 국산차에 처음 시도한 발광다이오드(LED) 풀 어댑티브 헤드램프를 비롯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 첨단 기능을 에쿠스에도 적용해 명실공히 국산 최고급 세단의 위용을 부각시켰다.

 

 현대차는 서울 강남 매장에 에쿠스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고 에쿠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뉴 에쿠스는 판매 확대를 위해 수입차 맞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면서 “수입차 그 이상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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