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10시 한국GM 부평공장.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정기대의원회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서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20일 사무직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발표한 이후 사장과 임직원이 만나는 첫 공식 행사였다.

 

 그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려운 도전과제가 많을 것”이라며 “(GM의)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현실과 도전과제를 이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 간 협력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GM이 전북 군산공장에서 신형 크루즈 생산을 제외한 것에 대해 임직원의 반발이 거세진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GM 직원은 “연말인데 희망퇴직에 생산물량까지 빼앗겨서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올초 독일 오펠사로 물량을 옮길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렸던 한국GM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국내 핵심인력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GM의 계열사 인력을 투입했다. 지난 10월 김태완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사임한 후 GM의 계열사인 호주 홀덴의 수석 디자이너 마이클 심코를 영입했고 이달 초 홀덴에서 근무한 마이크 폴글레이즈 인사부분(HR) 부사장을 임명했다. 폴글레이즈 부사장은 올초 호주에서 1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한국에 부임하자마자 2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4월에는 손동연 기술개발부문 부사장이 사임하면서 스티브 클락 GM해외사업부문(GMIO) 차량개발총괄 부사장이 자리를 채웠다. 6개월 만에 3명의 부사장이 모두 교체됐다.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GM은 희망퇴직을 통해 내부적으로 전체 인력의 5%를 감축하고 1000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신청자는 130명이었다. 회사 측은 사무직 희망퇴직자를 대상으로 최대 2년 연봉의 퇴직위로금, 2년 교육비, 퇴직 후 1년 내 신차 구입 시 1000만원 할인을 내세웠으나 아직 신청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희망퇴직 이후 필요한 인원은 비정규직과 상시 채용으로 채울 계획이다. 한국GM 부평디자인센터 관계자는 “게스트(guest)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별로 외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며 “디자인 인력과 시설보다는 주행테스트와 시험장에 투자하고 있어 신차 개발 경쟁력이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GM 노조는 크루즈 후속 모델(J400) 생산 이전과 관련, 미국 본사 항의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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